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북한은 어떻게 보나

최유찬 2023. 10. 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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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빚어진 끔찍한 참상이 연일 외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철통방어를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요격망은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반격이 이어지며 양측 모두에서 엄청난 수의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이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이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최유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7일 아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수천발의 로켓포를 발사하며 국경 장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장벽 넘어 이스라엘 영내에 진입하는가 하면 불도저로 장벽을 허물고 침투해 시민들을 인질로 붙잡기도 했습니다.

[하마스 군 대변인] "우리는 무엇보다 가자 지구와 그곳 주민들을 위협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기습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90% 이상의 요격률로 철통방어를 자신하던 아이언 돔도 무차별 로켓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뚫렸습니다.

군사력 면에선 비교조차 어려울 만큼 절대 열세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겁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비해 군사력 자체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세이기 때문에 지난 수십 년동안 이스라엘 군에 의해서 사실상 굉장한 격차로 일방적으로 당해왔다고 볼 수 있거든요.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충격이 될 수 있는 그런 방식, 전술전략을 찾아서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장벽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폭 4km의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한반도와 상황이 비슷합니다.

무더기 로켓포를 앞세워 혼란을 초래하고 게릴라 부대 등을 침투시키는 하마스의 기습은 북한 전술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아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장사정포로 공격하고 소수의 병력을 투입해서 혼란을 야기하는 방식, 그러니까 일종의 정규전과 유격전의 배합이다고 북한이 얘기를 하는 건데 그러한 것을 지금 그대로 하마스가 답습했다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우리 군도 북한이 이런 방식의 기습 공격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강신철/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북한이 활용 가능한 예상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하마스식 전술을 활용한 기습 공격입니다. 접경지역 일부를 강점하고 인질을 확보하면서 위기를 고조시키고..."

더구나 북한의 전력은 하마스보다 월등하고, 하마스의 로켓포보다 북한 장사정포의 위력은 훨씬 강력합니다.

북한 군은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1100문의 장사정포를 최전방에 집중배치해 둔 것으로 파악되는데, 1시간에 1만 6천 발의 로켓탄 등을 우리나라 수도권을 향해 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마스가 개전 첫 날 최대 5천발의 로켓을 퍼부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량과 능력면에서 월등합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240mm(방사포)부터 그 이하급의 다양한 방사포 다연장 체계를 이미 갖추고 수도권 지역에 밀집적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북한은 이미 대량의 집중적인 포병 전력 운영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라고 봐야 되는 거죠."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한국형 아이언돔이 2026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중이지만 무력화된 이스라엘의 예에서 보듯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양욱/아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시간당 1만5천발, 1만6천 발 떨어지는 장사정포를 아이언돔식으로 요격한다는 건 전면전에서 불가능하고, 결국 도발 원점을 찾아내서 빠른시간 안에 제거함으로써 이런 위협을 막아야 된다라는 게 우리 군의 기존 입장이었고"

북한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쟁 발발 사흘 후인 지난 10일, 처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소식을 전한 북한은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범죄행위의 결과라고 비난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북한 무기가 하마스에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북한은 근거없는 낭설이라며 미국이 중동사태를 자신들과 억지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전쟁을 통해 반미 연대를 확장하는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미국이 이스라엘 편을 들면서 앞으로 전개 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들, 팔레스타인이 희생되면 이것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여론이 나빠지는 것, 그렇게 되면 그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미국을 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 나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고요.“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첨단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과정을 눈여겨봤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아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에게도 굉장히 좋은 참조가 될 겁니다. 우리의 소위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이 상당 부분 이스라엘의 스마트 펜스에 기반해서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가 된 거고요. 하마스가 이번에 공격을 통해서 무인 감시 체계를 돌파했다는 것 자체는 북한 입장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그런 좋은 전투실험에 대한 결과를 얻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첨단 방어망을 갖춘 이스라엘마저 원시적 수준의 하마스 무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건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 대비해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스라엘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에서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10월 8일] "전쟁은 패배입니다. 모든 전쟁은 패배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이번 사태는 한쪽의 군사력이 월등하다 해도 전쟁이 나면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는 걸 상기시킵니다.

무력 충돌로 이어지는 비극을 막는 평화 유지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무기 체계를 더 개발하고 고도화해 갈 때 우리도 거기에 대응하는 무기 체계를 더 개발하고 고도화해 가야 되는 건 맞지만,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끔 위기를 억제하기 위한 서로 상호 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반드시 필요한 거죠."

가자지구의 비극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평화를 지키는 게 더 소중하다는 걸 새삼 웅변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33315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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