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9삼진' 왜 KIA 타자들은 '변화구 투수' 된 곽빈 공략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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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자들은 왜 곽빈의 바뀐 패턴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던 걸까.
곽빈은 KIA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2볼넷 9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KIA는 그런 곽빈 공략에 실패했다.
그런데 곽빈의 슬라이더에 KIA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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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 타자들은 왜 곽빈의 바뀐 패턴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던 걸까.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 희망이 거의 사라졌다. 무조건 이겨야 할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하며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6위 KIA가 5위 두산을 넘으려면 시나리오는 딱 하나 뿐이다. 남은 NC 다이노스와의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두산이 남은 4경기를 모두 패하기를 기대해야 한다. 그래야 겨우 동률이 될 수 있다. 그럼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는 건데, 가능성의 희박한 게 현실이다.
일단 두산과의 맞대결을 잡고 봐야 했다. 그런데 1대3으로 힘없이 무너졌다. 상대 선발 곽빈을 공략하지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곽빈은 KIA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2볼넷 9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곽빈이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좋은 투수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곽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느라 KBO리그 경기에 거의 1달 만에 등판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등에 담 증세로 인해 공을 단 1개도 던지지 못하고 돌아왔다. 몸상태도 100%가 아니고,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KIA는 그런 곽빈 공략에 실패했다.
구위가 압도적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다. 경기 초반부터 직구 제구가 전혀 안됐다. 구속은 150km를 찍는데, 빠른공은 모두 높은 쪽으로 날려들어갔다. 곽빈은 강력한 직구가 주무기인 투수. 직구가 좋으니 커브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산다. 그런데 직구 제구가 흔들리며 1회와 2회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했다.
곽빈-양의지 배터리는 곧바로 항로를 수정했다. 이날 유독 제구가 잘된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한 것이다. 초구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는 패턴이었다. 그런데 곽빈의 슬라이더에 KIA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특히 초구를 지켜보기에 바빴다. 직구가 안좋으니 슬라이더로 게임 플랜을 변경했고, 카운트를 잡는 걸 파악했다면 충분히 노려 공력해볼 수 있었는데 KIA 타자들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곽빈은 3회부터 6회까지 무려 8명의 타자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뿌렸다. 초구 외에도 결정구는 슬라이더였다. 하지만 KIA 타자들은 직구만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러다 스스로 수싸움에서 꼬여 어설프게 방망이가 나왔다.
곽빈은 올시즌 직구 43% 슬라이더 23% 체인지업 15% 커브 18% 정도의 비율로 구종을 나눠 경기를 치렀다. KIA전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KIA전도 이날 경기 전까지 직구 41% 슬라이더 26% 체인지업 15% 커브 18% 비율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직구 35개, 슬라이더 54개였다. 특히 직구는 스트라이크 18개, 볼 17개로 제구가 매우 흔들렸다.
곽빈도 어쩔 수 없이 경기 패턴을 바꿨음을 인정했다. 곽빈은 경기 후 "1회부터 직구 제구가 되지 않았다. 양의지 선배가 이를 알아채고 슬라이더 위주 사인을 내주셨다"고 했다.
KIA 타자들과 벤치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일까, 아니면 양의지의 농익은 리드와 수싸움을 칭찬해야 하는 것일까.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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