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이름 뭐지" 깜빡하는 우리 엄마 치매?…건망증과 이렇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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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인지장애는 있으나 치매라고 할 만큼 심하지 않으면 경도인지장애인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초기 증상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건망증이라고 알려진 정상적인 노인 기억장애와 감별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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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권모 씨는 최근 70대 중반인 어머니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 거 같아 걱정이 크다. 버스를 탔다가 내릴 곳을 깜빡하고 지나치거나, 시장 보러 갈 때 사려던 물건을 빼먹는 일이 잦아졌고, TV를 보다가도 연예인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아 "왜 거기 나왔던 걔 있잖아"라며 말을 이어가곤 했다. 권 씨는 조심스럽게 인지기능 검사를 권했지만, 어머니는 "왜 멀쩡한 사람을 치매 환자 취급하냐"며 버럭 화를 냈다.
건망증은 노화에 의한 과정으로 지나간 사건을 기억하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나 세밀한 부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다. 뇌의 정보처리 속도가 늦어지고 학습 능력이 떨어져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건망증이 발생한다. 주로 기억력에 국한해서 나타나며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업무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반면, 치매는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거나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이상 단백질이 뇌에 쌓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기능, 시공간 능력과 같은 여러 가지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문제가 발생한 상태를 의미한다.
치매는 크게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혈관성 치매, 이상 단백질이 쌓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구분한다. 인지장애는 있으나 치매라고 할 만큼 심하지 않으면 경도인지장애인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초기 증상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건망증이라고 알려진 정상적인 노인 기억장애와 감별하기가 어렵다.
깜빡깜빡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건망증과 치매, 두 질환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건망증일 땐 전체 사건은 잘 기억하는 반면 세세한 점을 떠올리지 못하는데 이때 귀띔하거나 힌트를 주면 기억해낼 수 있다. 하지만 치매는 전체 사건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하고, 대화했다는 사실 자체도 잊어버려 못해 힌트를 줘도 사건을 떠올리지 못한다. 또 건망증은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인지하면 메모 등을 통해 감퇴한 기억력을 보완하려 노력하지만,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 성격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애가 동반되는 차이가 있다.
노인의 기억장애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쳐 빠르게 진행하거나 일상생활이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수준이라면 반드시 인지기능에 대한 자세한 평가가 필요하다. 신체 및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하여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증후군에 부합하는지 우선 확인하고, 신경 심리검사를 통해 동일한 연령과 교육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후 혈액검사 및 뇌 CT나 MRI 등의 영상 검사로 인지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치매는 갑자기 나타나는 질환이 아닌 만큼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건망증·우울증·불면증 같은 이상 징조가 나타난다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특히 치매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혈액검사로도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검출해 치매 진단에 활용하면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의심 가는 증상이 있다면 미리 검사받아 보길 권한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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