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브의 반전...버추얼 아이돌, K팝 시장에 안착할까
버추얼 아이돌 한계 깬 실시간·밀착 소통, 심리적 허들 낮췄다
최근 우연히 보게 된 한 아이돌의 라이브 방송 영상. 다른 아이돌 그룹과 별다를 바 없이 실시간으로 팬들의 댓글을 읽고 소통하는 방송이었지만 이는 그야말로 '센세이션'이었다. 해당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그룹이 버추얼 아이돌이었기 때문이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 그룹의 정체는 플레이브(PLAVE)였다. 올해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으로 구성된 5인조 버추얼 보이그룹이다. 버추얼 아이돌이 실제 아이돌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놀라움도 잠시, 이들이 지금까지 선보인 활동을 들여다보자 놀라움은 더욱 커졌다.
플레이브는 데뷔 직후 MBC '쇼! 음악중심'에 버추얼 보이그룹 최초로 출연했음은 '릴레이 댄스' 콘텐츠나 숏폼 챌린지 등에도 참여하며 실제 아이돌 그룹과 다를 바 없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앨범을 발매한 뒤에는 팬들과 영상통화 이벤트도 진행했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아이돌 라디오'의 오프라인 콘서트에 쟁쟁한 동료 가수들과 함께 출연했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무대를 펼치자 현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열광했다. 놀랍게도 당시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팀은 플레이브였다. 일부 팬들은 플레이브를 보기 위해 전날부터 공연장에서 줄을 섰을 정도다.
이들의 행보는 과거 가상인간 1호 가수로 활동했던 아담은 물론 최근 쏟아지듯 선보여진 가상인간 가수(혹은 모델 등)들과도 상당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인간의 개입 여부다. 그간 선보여진 가상인간 스타들이 AI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들은 각 멤버마다 실제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보다 현실과 밀접한 버추얼 아이돌을 선보인다. 모션 트래킹과 실시간 랜더링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동작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플레이브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이기도 하다. 버추얼 휴먼의 가장 큰 맹점으로 꼽히던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면서 팬들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나 행사부터 콘서트까지 한계없이 소화하면서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심리적 허들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버추얼 아이돌이 현실성까지 갖추자 팬덤은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이들은 K팝 팬들부터 버추얼 휴먼, 2D 캐릭터 등을 좋아했던 팬덤, 버추얼 휴먼의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팬층을 흡수했다.
버추얼 휴먼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사생활, 계약 관련 이슈가 없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마치 실제 사람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과 다름 없이 팬덤 활동을 할 수 있는데다 가수의 개인적인 이슈로 인해 팬덤을 이탈하게 될 우려도 없으니, 어쩌면 모두가 바라던 완벽한 조건의 아이돌 그룹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 실제 인간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현재 플레이브에게 열광하는 팬들에게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버추얼 휴먼, 2D 캐릭터 등 플레이브의 특성 자체에 열광하는 팬들도 상당수인데다 플레이브 속에 있는 인간의 존재가 '실물의 부재'에 대한 거리감을 줄인 덕분이다.
물론 이들의 장기적인 인기에 대한 전망에는 아직까지 물음표가 붙는다. 다양한 한계점을 털어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버추얼 아이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이들의 대중적인 인기 확보에 대한 의문을 낳는데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이유로 팬덤이 이탈할 가능성 역시 아직 예측하기 어렵기 떄문이다.
그럼에도 플레이브의 행보가 유의미하게 평가되는 건 자칫 사장될 위기였던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불을 지피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 때문이다. 여전히 다양한 시도로 보완을 더해가고 있는 플레이브가 어떤 방향으로 입지를 넓힐 지, 또 이들의 존재가 K팝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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