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플랜' 정종연 "필요 이상의 자극 NO…출연자 보호해야죠" [인터뷰]
연출자로서 드러낸 책임감
'악마의 편집'은 방송가에서 흔한 말이 됐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위해 출연자를 빌런화하는 창작자들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종연 PD는 연출자는 출연진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로 소신을 내비쳤다.
정종연 PD는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데블스 플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데블스 플랜'은 최대 5억 원의 상금을 차지할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정종연 PD의 아쉬움
정 PD는 앞으로도 룰들을 변경해 가며 '데블스 플랜'의 포맷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따라서 제목 또한 프로그램의 장르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 PD는 "장르가 플레이어에게 귀신에 홀린 듯한 느낌이 드는 자기 변화를 유도한다고 해서 이렇게 지었다. '악마같은 계획을 짜 봐라'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목을 프로그램 기획 당시 정했다. 정 PD는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공리주의였다면서 "사실은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이라고 털어놨다.
프로그램을 마친 지금, 그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 있다. 정 PD는 "출연자의 성향을 사분면으로 나누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부분이 있다. 물론 악역만 모아둬도 재밌지 않다.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출연진이 특정 방향으로 쏠려 있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데블스 플랜'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모았다. 정 PD가 캐스팅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게임을 대하는 태도였다. 그는 "뒤 없이 게임하는, 남의 시선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사람들을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눈물 흘린 출연자들
'데블스 플랜'에서는 출연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정 PD는 "'여기가 일주일간 내 우주다. 바깥세상이 기억 안 난다'라고 하는 출연자가 있지 않았나. 1, 2년 걸려 겪는 감정의 파도를 일주일에 압축적으로 경험했다. 싸우면서 정이 들고 미안한 일을 했던 듯한데 해소 못하고 집에 보내는 것도 마음에 걸렸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주가 한 명씩 떨어질 때마다 '내 우주가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겪지 않으면 (그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PD의 설명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의 촬영이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스태프들도 많았다. 그는 "이들도 일주일간 우주에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PD는 출연자들의 정신 건강 관리에 신경 썼다. 그는 "정신과 관련 전문가가 상주해 있었다"는 말로 게임 참가자들을 위해 했던 노력을 밝혔다. 정 PD는 편집과 관련해서도 연출자가 출연진을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출연자는 자신을 맡기고 여기에 출연하는 거다.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적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만큼은 안 되겠지만 걱정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필요 이상의 자극이 있어야 하나 싶다. 그게 출연자를 해치는 부분이라면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인 만난 '데블스 플랜'
'데블스 플랜'은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를 달성했다. 아울러 일본 홍콩 아랍에미리트 터키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톱10 리스트에 진입했다. 정 PD는 "해외 평이 좋아 기쁘다. 어떤 채널에서 1위를 찍는다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국가의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과 관련해 '신기한 경험'이라고 이야기했다. 화제를 모았던 상금에 대해서는 "'10억이었다면 더 마음이 동할까'라고 생각했을 때 우리 판단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플레이어들에게 어느 정도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상금으로 합리적 접근을 해 산정했다. 이 정도 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 PD는 '더 지니어스' '대탈출' '여고추리반'에 이어 '데블스 플랜'까지 큰 사랑을 받으면서 더욱 큰 유명세를 누리게 됐다. 그는 "(대중의 반응을) 자양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건 내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쁜 피드백을 받아 욱하는 건 한 순간이지 않나. 그게 머리에 남아 생각하게 된다. 그걸 어떻게 지혜롭게 쓴 건 내게 달려 있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앞으로도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정 PD의 목소리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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