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있는 카톡방에 특정언론 비하 메시지 포착
[단독] 국정감사중 신현영 의원 휴대폰 '하태경, 추경호' 포함 단톡방
"좌좀 언론 끝판 '연합뉴' 정신 차리나" 메시지 사진
"강제 초대된 카톡방들중 하나, 누가 뭘 쓰는지 몰라" "그런 방 수백개 넘어 확인못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보고 있던 휴대폰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포함된 단체 카카오톡방(단톡방)에 특정언론을 비하하는 메시지가 등장하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됐다.
13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지난 11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고 있던 자신의 휴대폰 카카오톡 채팅방 목록에 있는 '추경호 의원님, 하태경 의원님~' 이름의 단체카톡방(단체카카오톡방)이 있는데, 여기에 요약메시지로 “좌좀 끝판 언론 연합뉴가 서서히 ○○○ 정신 차리고 있는건가..”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여기서 '연합뉴'는 작성자가 '연합뉴스'에서 한 글자를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목록에 여러 대화방들이 들어있는 화면이어서 저 메시지를 누가 작성했는지, 무슨 의미에서 저런 글을 썼는지, 전후 대화 과정은 어떠했는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 현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국민의힘 의원 겸직)이 어떻게 함께 들어있을 수 있는지, 국회의원들이 들어있는 단톡방에서 특정언론을 원색 비난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주고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을 낳는다.
여기에 등장하는 의원들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초대되었다가 단체방에 들어있는 참석자가 일방적으로 쓴 내용까지 어떻게 확인하느냐는 입장이다. 이들은 누가 썼는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대화인지는 확인해주지 않거나 확인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워낙 그런 카톡방이 많아서, 카톡 그룹방 보지도 않는다. 스팸처럼”이라며 “그래서 그런 분들이 국회의원을 초대해서 하태경 추경호 의원이랑 제가 같이 초대돼 있는데, 그런 것 들어가 보지도 않는다. 내용도 몰랐는데, (기자가) 알려줘서 처음 알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그런 카톡방에 묻혀서 정말 중요한 카톡방을 못 본다”며 “그런 분들이 300명 몇백명 들어와서 카톡의 상단에 그런 게 항상 뜬다. 맨날 그런 걸 쓸어내리느라 문제”라고 말했다.
국회의원들만 있는 방이냐는 질의에 신 의원은 “그 구성이 국회의원만 있는지, 아닌지, 아마 그걸 초대한 사람이랑 같이 들어있겠죠”라며 “정치에 고관여층이나 이런 사람들이 들어와서 초대했을 것 같기는 한데, 저는 기본적으로 그런 것 안 본다.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사진에 찍혔다면 그게 제 카톡스팸에 들어가 있다는 건데, 읽어보지도 않고, 누가 썼는지 보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 국회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있었다는 것 자체도 의문이며, 쉽게 국회의원들을 초대해서 그런 막말을 한다는 것도 문제 아니냐'는 질의에 신 의원은 “문제”라면서도 “대선 때 엄청 그런 방 많이 만들어졌고, 나가면 욕먹을까봐 못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 스팸에까지 일일이 대꾸를 해야 하느냐. 이런 가치 없는 것 저는 열어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신 의원에게 해당 사진을 제시한 뒤 누가 작성했는지, 어떤 대화 과정에서 나온 말인지 확인을 요청했으나 13일 오후 6시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13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내가 들어가 있는 카톡방이 수백 건이 될 거다. 내 동의없이 카톡방에 내가 들어가게 할 수 있다. 내가 (그런) 단톡방 안 본다”며 “무슨 단톡방 있는지는 모르고, 카톡에 있는 단톡방은 전체지우기로, 내용을 보지 않고 그렇게 (지우기를) 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내가 어디 들어있는지 거기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저런 방이 있었다는게 기억이 나지 않느냐는 질의에 하 의원은 “내 전화 번호가 알려져 있어서 그렇지만, 그걸 확인할 이유도 없고, 확인할 수도 없다”며 “내가 필요한 카톡만 죽 내려가면서 체크하고 나머지 것은 그냥 전체 지우기한다”고 답했다. 신현영 의원과 같이 들어 있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하 의원은 “신현영 의원이 만든 게 아니고, 신 의원도 아마 누군가에게 강제소환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을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끌어모아서 자기들 하고 싶은 말을 뿌리는 단톡방이 엄청 많다. 의원들이 올리는 게 아니라 우파 성향이거나, 강한 우파 성향이나 극성인 사람이 만들어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모로코 출장 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3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SNS메신저 답변을 통해 “저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본 적도 없는 카톡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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