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드라인 실신자 발생!…비용 아끼려 이용객수 적게 추산? [창+]

송현준 2023. 10. 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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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주식회사 대한민국, 민자사업 30년 해부' 중에서]

사람들로 빽빽한 열차 안, 30대 직장인 이희성 씨가 매일 출근길에 겪는 일상입니다.

<이희성/김포시민>
“출·퇴근시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고,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큰 짐을 들고 탈 수가 없어요.”

김포와 서울 간 교통체증을 덜기 위해 2019년 개통된 김포골드라인, 그런데 평일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250%가 넘습니다.

호흡 곤란으로 실신하는 사례도 잇따르다 보니, ‘골병라인’이란 오명이 붙었습니다.

<이희성/김포시민>
"좀 씁쓸하긴한데, 저런 분들이 평상시에 굉장히 많이 있으니까, 뭔가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2020년 기준 김포시 인구를 40만 명으로 예측하고, 총 사업비 1조 5천억 원에 맞춰 역사도 2량 규모로 건설됐습니다.

그런데 김포시 인구는 올해 51만 명을 넘었고, 현재 70만 인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승현/전 김포시의원>
“총 사업비가 너무 많이 들면 시의 재정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제한을 하려고 하는 중앙정부의 그런 의지들도 있었죠......그런데 이분들은 (김포시 인구) 40만 명에 딱 고정돼 있던 거예요. 그러니까 40만이니까 (열차) 2량이면 충분하다고 보는 거죠, 중앙정부에서.”

반면, 전혀 딴판인 수도권 철도도 있습니다.

일명 ‘누워 타는 지하철’, 2007년 개통한 인천공항철도입니다.

KBS뉴스
<“여섯 량의 전동차에 승객은 48명뿐입니다.”>

수요 예측이 과장되다 보니 개통 직후 이용객 수는 예측의 8.1%에 불과했고, 올해도 28%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전현우/서울시립대학교 연구원>
“70만 명 정도의 하루 수요를 예측을 했는데요. 그게 전체 열차가 지금처럼 하루 종일 지옥철로 수송을 해도 나오기 힘들까 말까한 그런 정도의 수요거든요.”

인천공항철도 총투자비는 4조 6,354억 원. 이 가운데 민간자본이 들인 돈은 3조 4,990억 원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민간자본과의 계약에 따라 이미 4조 2,300억 원을 지출했고, 2040년까지 약 6조원을 보조금으로 추가 지불해야 합니다.

세금으로 지은 ‘골병라인’과 민간자본으로 추진된 ‘누워 타는 지하철’.

이해하기 힘든 민자사업의 30년 역사를 들여다봅니다.

퇴근 시간, 용인시민들이 경전철에 올라탑니다.

시청에서 시내 방향인데도, 혼잡하지 않습니다. 용인경전철의 하루 예상 이용객 수는
올해 기준으로 18만 9,000명, 실제 이용자는 16%에 불과합니다. 2013년 개통 당시엔 5% 수준이었습니다.

<유진선/용인시의원>
(2013년 예상 이용객) 16만 명이 타려면 이 한량에 한 번에 몇 명이 몇 번 운행하면, 이 한 칸에 몇 명이 타야되냐는 것 가지고도 막 논쟁이 벌어졌어요. 시의회에서.

용인시는 실제 운영수입이 예상치의 90%가 안되면, 손실을 부담하도록 민간사업자와 계약했습니다. 뒤늦게 막대한 손실을 우려해 계약 변경을 요구했지만, 민간사업자는 이를 거부하고 국제중재법원에 중재 신청을 냈습니다.

결과는 용인시의 패소. 용인시가 8,500억 원을 고스란히 물어줬습니다.

<현근택/변호사>
"용인경전철 같은 경우에 가장 지금 실패한 케이스죠. 사업자는 하나도 손해를 안 보고 모든 손해는 다 용인이 부담하는 경우인데, 제일 안 좋은 모습이죠. 제가 봤을 때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정부가 민간자본을 유치할 때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체결했던 MRG, 즉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 때문입니다.

민자사업으로 교통시설을 지을 때, 사전에 통행량을 예측합니다. 그런데, 실제 통행수입이
예측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 정부가 80~90%까지는 되도록 대신 채워 줍니다. 세금으로 말이죠.

만약, 예측치를 높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 통행량은 같지만, 정부가 세금으로 채워줘야 하는 금액은 증가합니다.

민간사업자 이득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현근택/변호사>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 수요 예측이 많을수록 이익이지 않습니까? 90% 보장이 커지는 거고, 그다음에 몇 명 탔냐는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

수요 예측을 과다하게 할수록 민간사업자의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 앞에서 본 인천공항철도는 물론 거가대로, 부산-김해 경전철 등 대부분의 민자사업에서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정확한 수요 예측이 가능하긴 할까요? 취재진은 2020년 기준 실제 인구와 그 이전에 각 지방자치단체계가 계획했던 인구를 비교해 봤습니다.

이용자 수를 예측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가 인구이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인구가 901만 명이나 과다 예측돼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서울시에 버금가는 도시가
하나 더 있는 수준입니다.

가령, A 지역에 특정한 사업으로 인구가 늘어난다면, 그건 인근 지역에서 이주를 한 겁니다. 갑자기 출산율이 급증한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지자체는 B, C, D 지역에도 비슷한 사업을 하면 인구가 늘어날 거라고 해석을 해버립니다.
그 결과 장래 인구는 뻥튀기되는 겁니다.

방송일시 : 2023년 10월 10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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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준 기자 (song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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