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요르단강 서안·동예루살렘 등에도 충돌 격화

김연숙 2023. 10. 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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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과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일주일새 51명 숨져
팔 "분노의 날" 시위·결집…이, 이슬람 성지 출입 통제·총격
1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하라는 대피령을 내린 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보안군 사이의 폭력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군과의 충돌로 전날 팔레스타인인 1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이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의 충돌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51명으로 늘었다.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군, 이스라엘 정착민 간의 폭력 사태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 나블루스, 라말라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의 주일인 금요일에 충돌이 일어나기 쉽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후 이번 주 알아크사사원에서 열리는 기도회에 많은 무슬림들이 많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됐다. 알아크사는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로, 예루살렘 성지 밀집 지역인 구시가지 내 위치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60세 이하 팔레스타인인의 접근을 금지하면서 팔레스타인인의 참여율은 저조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극단주의 유대교 단체는 이 지역에 대한 무슬림의 접근을 막겠다고 위협했고, 이스라엘 언론은 경찰과 시민 2천500명 이상이 구시가지와 인근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알아크사사원 입구에서 이스라엘 보안군은 무슬림 신도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60세 미만의 출입을 막았다.

동예루살렘에서 온 건설 노동자 아부 지하드(54)는 가디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기도할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를 죽일 수는 있지만 여기서 쫓아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충돌은 이들이 기도를 마친 후 가자지구와 연대의 행진을 벌이면서 시작했다. 일부 참가자는 하마스의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앞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분노의 날"을 촉구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항의해 이스라엘군, 정착민에게 맞서라고 주문한 바 있다.

기습공격 시 하마스의 잔혹함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분노도 폭력 행위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무장하고 팔레스타인인과 대결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돌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8천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왓츠앱 채팅방에는 "우리의 보호를 군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며 무장을 촉구하는 글이 공유됐다.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정착민 간의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 인근 도시 야타에서 정착민들이 이슬람 사원을 떠나는 팔레스타인 무슬림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부상했다.

야타 주민 바젤 아드라는 최근 며칠간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괴롭힘이 더 심해졌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정착민들이 이제 무기를 들고 이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에는 헤브론 인근 마을 쿠스라에서 무장한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 4명을 살해했다고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밝혔다. 이튿날엔 이스라엘 군과 정착민의 총격으로 장례 행렬에 있던 팔레스타인 아버지와 아들이 숨지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에서 팔레스타인들의 시위 후 발포 현장을 걷는 시민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이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간의 갈등은 이번 전쟁 이전에도 계속됐다.

지난 약 20년간 팔레스타인인 최소 246명이 숨졌고, 이들 중 다수는 팔레스타인 마을을 급습하던 이스라엘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올해 이스라엘 정착민들에 의한 폭력 사건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요르단강 서안은 하마스가 점령하고 있는 가자지구와 달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집권 여당 파타가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곳에 정착촌을 만들어 유대인들을 이주시켰고, 정착촌 보호를 명분으로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다.

서안 내에서도 하마스를 지지하는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치정부를 이스라엘의 점령을 돕는, 이스라엘의 '하청업체'로 인식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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