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시에서 나가라" 이스라엘 최후통첩…민간인 대량 사상 우려
대부분 대피 명령 납득 못해…무방비 민간인 보호 강조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거점 지역인 북쪽 가자시 내 주민들에게 24시간 내 대피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세계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전날 자정 직전에서야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남쪽을 향해 걸어서, 또는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면서도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압도적 다수의 팔레스타인 사람은 하마스와 그들의 지독한 공격과는 아무런 상환이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들도 (하마스 공격의) 결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도 대피 명령은 "무리한 요구"라고 입장을 낸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그곳은 이미 전투지역이다. 아무도 대피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함께 "민간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안전한 지역을 마련하고 이스라엘이 합법적 보안 작전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전 기본적 인권 보호를 강조하며 "전쟁도 규칙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 안전이 '새로운 최저점(new low)'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모든 사람에게 연료, 식량, 물"을 공급하라고 촉구하며 봉쇄된 지역 내 건강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스라엘 측에 대피 명령 해제를 촉구하며 다른 유엔 기구들을 뒷받침했다.
WHO는 "집단 대피 명령은 환자, 보건 종사자,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나 다른 민간인들에게 참담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갈 수 있는 안전한 곳이 없다"고 했다. 단체는 "어떤 지역이 다음에 공격받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군사적으로 포위된 상황에서 인도주의 단체들이 가자지구 내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피하는 것을 도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는 지난 1948년 발생한 '제2의 나크바' 재현을 경고했다.
나크바는 '재앙'이라는 뜻으로 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일어난 전쟁으로 약 76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대규모 강제 이주를 강요받았던 사건이다.
압바스 수반은 "가자지구에서 이동하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제2의 나크바와 다를 바 없다.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잘라 말했다.
아랍 연맹은 "강제 이주"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해 "계획된 군사작전"이 아닌 "가자지구 내 무력한 민간인들을 처벌하는 잔혹한 보복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튀르키예 역시 대피 명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수일간 무차별 공습을 받고 전기와 물, 식량을 빼앗긴 가자지구 주민 250만 명을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강제 이주시키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비인간적"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갇힌 민간인들을 위해 필요 물자를 운송할 수 있는 라파 통행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가자지구 주민들이 "확고한 태도를 유지하고 그들의 땅에 남아 있을 것"을 촉구했다.
독일의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은 하마스가 "가자 전체 주민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하마스가 "더 많은 무고한 사람들 뒤에 숨어 그들을 방패로 삼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포위가 나치의 제2차 세계대전 레닌그라드 봉쇄 같다고 했다.
키르기스스탄을 방문 중인 그는 "(대피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 200만 명 이상이 그곳에 살고 있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발발 이후 제일 강력한 언어로 대피 명령과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 공격을 규탄했다.
사우디 정부는 성명으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강제 추방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계속 겨냥하는 것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슬람협력 기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로 쫓아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이웃 국가들에 전가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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