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내가 편집장이라면 '헤드라이너'[토요리뷰]

박소은 기자 2023. 10.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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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에 여론이 달려 있습니다."

흔히 영화·드라마 속 언론인들은 '정의로운 수호자'거나, '권력과 야합해 진실을 은폐하는 역할'로 그려진다.

영화적 과장이 섞인 묘사지만 특정 보도가 사회에 막강한 파급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영화·드라마 속 언론인이 직접 돼볼 수 있는 게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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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 돼 여론을 뒤흔드는 게임 '헤드라이너' 플레이
주인공의 비서가 뉴스 성과를 위해 더 강력한 확증 편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모습 ('헤드라이너' 플레이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당신의 손에 여론이 달려 있습니다."

흔히 영화·드라마 속 언론인들은 '정의로운 수호자'거나, '권력과 야합해 진실을 은폐하는 역할'로 그려진다. 수사권이 없는데 비리를 파고들거나 거대한 음해 세력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영화적 과장이 섞인 묘사지만 특정 보도가 사회에 막강한 파급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영화·드라마 속 언론인이 직접 돼볼 수 있는 게임이 있다. 미국 시애틀의 언바운드 크리에이션스(Unbound Creations)에서 개발한 시뮬레이션 게임 '헤드라이너(HEADLINER)'다.

게임은 주인공이 신문사에 출근하며 시작된다. '갤럭시아'라는 국가의 지역 뉴스 큐레이터인 주인공은 데스크에 올라온 기사를 살피고, 기사를 대중들에게 내보낼지 서랍 안에 묻을지 선택해야 한다.

신문 편집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서 대중들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 대화를 하는데, 대중뿐 아니라 주인공 삶에서의 기사 영향도 드러난다.

주인공 시각에 따라 선별된 기사들이 조회수나 독자들의 격렬한 반응을 끌어낼수록 승진 확률이 올라간다. 헤드라이너(HEADLINER)가 되기 위해선 여러 기사들 중 논조를 정해 독자와 회사의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해야 한다.

갤럭시아를 둘러싼 가장 큰 갈등의 축은 두가지다.

유전공학으로 신체를 개발시킨 '개조인'과 '비개조인(순수인)' 간 차별과 갤럭시아 옆 국가 리어시스의 분쟁으로 발생한 난민 수용 여부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기사를 조합하며 총 29개의 업적 중 25개(86%)를 달성했다. 10회가 넘는 주인공의 회귀를 통해 해피 엔딩도, 베드 엔딩도 확인했다.

첫 시도에선 인구의 3%에 해당하는 순수인을 차별하고, 난민 유입을 적극 차단하며 갈등을 부추겼다. 회사 앞에 '거짓말쟁이', '선전 기계'와 같은 대자보가 붙었고 순수인을 박해하지 말라는 살해 협박 메시지가 날아왔다.

안전을 위해 드론 정찰이나 경찰력 강화 등을 옹호하는 기사를 냈다.

집 앞에서 순수인 10여명이 헤드라이너가 된 주인공을 살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부지하는 엔딩을 맞았다.

치안 수위를 낮춰봤다. 캐릭터는 마지막 날 집 앞에서 사망했다.

주인공이 신문 편집을 마치고 귀환하는 중, 기사의 논조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이너' 플레이화면 갈무리)

이를 반면교사 삼아 공익 차원에서 소수자의 삶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는데 이젠 주인공과 가족들 삶이 피폐해졌다.

난민 수용을 옹호하면 내국민 실업으로 이어져 아내(혹은 남편)가 실직했고, 개조인의 안정성을 지지하는 기사를 올리면 교육비 정부 지원이 끊어서 딸이 대학을 가지 못했다.

갈등 구조를 단순화하긴 했지만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게임은 여러 시사점을 남겼다.

소수자를 지지하면서도 현실의 경제 논리를 무시하면, 대중이 소수자를 상징하는 셀러브리티(가수)를 살해한다. 대의를 중시하느라 혐오를 방관하면 주인공이 망가진다.

아무 기사도 선택하지 않거나 논조를 뒤섞으면 사람들은 뉴스 구독을 취소한다. 수위를 무난하게 조절한 해피 엔딩도 존재하지만, 회사 평가는 곤두박질친다.

직접 여론을 이끌고, 가짜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싶은 유저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출시된 지 좀 된 게임이어서 플레이 타임이나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고 오역이나 맞춤법 표기가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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