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벌금 800만원, 실화냐” 수면제는 마약인 줄 몰랐다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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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마약류 취급으로 의료당국의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 기간에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가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67) 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3월 31일부터 4월 10일까지 11일간 마약류 취급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혐의로 김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수사 종결 결정으로, 불기소 처분의 하나다.

하지만 김씨는 업무정지 기간에도 여러 환자에게 54회에 걸쳐 수면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했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이 마약류에 포함되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조 판사는 김씨가 약 30년 경력의 의사인 점, 일반적으로 의사가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은 성분과 효능·용법·주의사항을 잘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 비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 판사는 “김씨의 범행으로 의약품 오남용 사례 등이 발생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며 “김씨의 나이,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이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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