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컵 대회] '21점차 열세' LG, 그들이 보여준 '추격전 그리고 의지'
LG의 컵 대회 행보는 예선에서 멈춰서야 했다.
창원 LG는 1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 MG새마을금고 컵 대회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부산 KCC에 89-91로 패했다.
이관희가 3점슛 5개 포함 21점을, 아셈 마레이가 18점 12리바운드, 정희재가 15점 3리바운드로 분전하며 경기 후반 불꽃같은 추격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뒤집을 순 없었다. 2쿼터 내준 14-35 열세에 결국 발목을 잡힌 것.
출발은 좋았다. KCC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11-2로 앞섰다. 중반을 넘어 허웅, 라건아에게 3점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던 LG는 21-19, 2점을 앞서며 10분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올랐던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2쿼터는 문제였다. 존슨의 업템포 페이스업에 역전을 허용했던 LG는 이후에도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14-35 런을 허용하며 35-54로 뒤졌다. 두 팀의 전력을 감안할 때 좀처럼 뒤집기 힘든 점수 차로 보였다.
3쿼터 초반 LG는 다시 힘을 냈다. 견고해진 수비와 함께 정인덕, 정희재 3점슛 그리고 마레이 자유투 등을 묶어 46-54로 좁혀갔다. 3분 동안 실점을 묶어두고 11점을 몰아친 결과였다.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던 3분이었다.
이후 LG는 KCC 주득점원 허웅 마크에 실패하며 다시 20점차 안팎의 리드를 허용하고 말았다.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냥 무너질 순 없었다. 경기 과정이 분명 정규리그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
4쿼터 4분이 지났을 때 LG는 이관희를 필두로 추격을 시작했다. 3쿼터까지 득점이 없었던 이관희는 자유투와 3점슛으로 점수를 쌓기 시작했고, 집중력이 달라진 수비로 실점을 차단하며 점수차를 좁혀갔다.
간격이 계속 줄어 들었다. 종료 1분 여를 남겨두고 터진 이관희 3점슛으로 86-89로 좁혀갔다. ‘기적’과도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분위가 만들어졌다. 거기까지였다. 경기 종료 8초 전 시도했던 이관희 레이업을 림을 돌아 나오면서 불꽃같던 추격전의 결말이었다.
경기 후 조상현 감독은 “끝까지 해준 것은 고무적이고 고맙다. 초반 좋은 분위기를 지키지 못했다. 분위기 싸움에서 밀렸다. 전반전 어려운 게임의 이유였다. 공격이 안되면 수비를 해야 했다. 54점을 실점했다. 나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시즌에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컵 대회 특성(?) 상 LG는 전반전이 끝난 후 경기를 내려 놓을 수도 있었다. 분위기와 흐름 등이 사실상 최악이었기 때문. 하지만 LG는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후반전에 나섰고, 20점차 열세를 뛰어넘어 경기 후반 접전을 만들었다.
정규리그를 대비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의지를 확인할 수 있던 경기였고, 두터운 스쿼드도 확인 가능했다. 이재도와 양홍석이 이탈한 상태지만, 기존 이관희, 정희재, 정인덕, 이승우, 윤원상 등이 공수를 나눠 분전했고, 두 외국인 선수 역시 분위기를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분전했다.
또, 양준석과 유기상이라는 미래 역시 적응이라는 단어와 괘를 함께했다.
조 감독은 “우리 팀은 뎁스가 좋다. 상대 팀에 따라 기용할 생각이다. 콘셉트를 잡아야 한다. 기본 방향은 수비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되지 않으면 출전 시간에 제한을 받을 것이다. 12명 엔트리는 분명 수비에서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연이어 조 감독은 “(유)기상이는 신고식을 제대로 했다. (양)준석이도 그렇다. 둘다 LG의 미래다. 성장해야 한다. 이제 대학교 4학년 나이다. 2,3년 안에 주축으로 만들어 보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20점차 열세를 접전으로 만들었던 LG. 이번 시즌 평가 속에 조심스레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증명해 보인 듯 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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