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달의 선수' 손흥민, 한국에서 전한 메시지..."모두에게 감사하다"+이달의 감독은 엔제→토트넘, 8-9월 모두 독식

한유철 기자 2023. 10. 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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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미어리그

[포포투=한유철]


손흥민이 9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9월 이달의 선수를 선정했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이번 시즌, 토트넘 훗스퍼의 새로운 '캡틴'이 된 손흥민은 주 포지션인 좌측 윙어가 아닌 센터 포워드에서 영향력을 드러냈다. 9월 한 달 동안에만 6골을 넣은 그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언급한 대로 경쟁자들은 쟁쟁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자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페드루 네투(울버햄튼 원더러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사진=90min
사진=토트넘 훗스퍼

이들 모두 9월 한 달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모하메드 살라는 단순히 '골잡이'가 아닌 도우미로서의 역할도 담당하며 9월 4경기에서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훌리안 알바레스는 엘링 홀란드의 '백업'이 아닌 '경쟁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9월에만 2골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보웬 역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9월 첫날에 펼쳐진 루턴 타운전에서 1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리버풀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선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트리피어는 명단에 오른 선수 중 유일한 수비수다. 득점은 없지만, 특유의 킥력을 바탕으로 후방에서 플레이 메이킹을 도맡아했고 팀의 전술적인 핵심이 됐다.


왓킨스는 9월 마지막 날에 폭발한 케이스다. 리버풀, 크리스탈 팰리스, 첼시전에선 3경기 1골에 그쳤지만 브라이튼전에서 해트트릭을 포함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이 활약 하나만으로 그는 9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라갈 자질을 보여줬다. 네투는 울버햄튼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이번 시즌 PL 최고의 윙어로 여겨지는 선수다. 4경기에서 1골 3어시스트. 공격 포인트는 다소 부족하지만, 임팩트 하나만큼은 엄청났다. 특히 맨시티전에선 특유의 드리블로 맨시티의 탄탄한 수비들을 정신 못차리게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손흥민을 넘어설 순 없었다. 공격 포인트와 임팩트, 클럽 내 존재감 등 많은 부분을 고려했을 때 손흥민의 역할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개인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 선정이었다. 2016년 9월,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2017년 4월과 2020년 10월에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3년 만에 다시 한 번 영광을 안은 손흥민은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수상 소감을 밝혔다. 현재 그는 A매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에 와 있다. 이에 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건넸다. 그는 "현재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에 있다. 여기서 PL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우리의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기를 바란다. 다음 풀럼전에서 빨리 여러분들을 보고싶다"라고 전했다.


팬들은 어느 정도 손흥민의 수상을 알고 있었다. 수상 결과가 이미 유출됐기 때문. 축구 게임 'FC24'의 정보를 전달하는 'FIFA naticos'가 유출한 내용에서 손흥민은 이미 9월 이달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었다.


단순히 '골잡이'로서가 아닌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대체불가' 자원이 됐다.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한 대런 벤트는 손흥민을 톱으로 활용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가운데에 손흥민을 배치하다니. 정말 적절한 선택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리더쉽을 진작에 알아채며 그에게 '캡틴'을 맡기기도 했다. 이는 확실한 효과를 드러냈다. 케인을 대신해 '캡틴'이 된 그는 경기장 안팎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신입생들이 팀에 잘 녹아들도록 했으며 어린 선수들에겐 큰 귀감이 됐다.


실력, 리더쉽 뿐만 아니라 인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루턴 타운전에서 손흥민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끝낸 손흥민은 마이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블에 '살포시' 내려 놓았고 이를 본 팬들은 칭찬을 쏟아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들은 "그가 얼마나 젠틀한지 보여주는 부분", "존중이 드러나는 행동이야!", "라이벌 팀이지만, 나는 이 선수를 사랑해. 정말 쿨하고 침착해"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리오 퍼디난드 역시 손흥민이 떠난 후, "정말 멋진 남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달의 선수를 배출한 토트넘. 이달의 감독도 토트넘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8월에도 '이달의 감독'에 선정된 그는 무려 두 달 연속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은 9월에 펼쳐진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흐름을 이어갔고 특히 아스널과 리버풀 등 강호를 상대로 1승 1무를 올리는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능력에 많은 '의문 부호'가 붙었기 때문.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긴 했지만,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만큼, 많은 팬들은 그가 PL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즌 전, '공격적인 축구'를 천명하며 토트넘 팬들을 설레게 했지만, 이내 조세 무리뉴와 안토니오 콘테의 경우를 예로 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현실에 맞춰 '수비 축구'로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PL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케인이 빠졌지만, 공격력은 그대로이며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강호들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에 토트넘 팬들은 열광했다. 동시에 토트넘의 오랜 골칫거리를 해결했다. 바로 수비 안정화.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라는 탄탄한 센터백 듀오를 구축한 토트넘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까지 합심해 '완벽한' 수비 삼각 편대를 만들었다. 리그 8경기에서 8실점. 지난 시즌엔 거의 경기당 '2실점'의 실점 비율을 보여줬지만, 이번 시즌엔 그 수치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현재까지 리그 최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 8월에 이어 9월에도 이달의 선수+감독을 독식했다. 언급한 대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8월에도 '이달의 감독'에 선정됐으며 당시 이달의 선수엔 '신입생' 제임스 메디슨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메디슨은 단숨에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 시즌까지는 토트넘 내에서 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전진 패스와 전환 패스를 시도했다. 손흥민과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8월에 펼쳐진 3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 메디슨은 리그의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이 감독과 함께 '이달의 XX'에 선정된 것은 6년 만의 일이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2017년 4월,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고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달의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에도 손흥민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힘들었던 데뷔 시즌을 이겨내고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토트넘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16-17시즌 4월, 리그 7경기에서 무려 5골 1어시스트를 올리며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4경기에서 토트넘은 4연승을 질주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이달의 감독이었다. 토트넘은 4월에만 무려 6경기를 치렀는데 전승을 기록하며 우승 경쟁을 이어나갔다. 비록 첼시에 밀려 리그 2위에 자리하긴 했지만, 이 성적은 PL 출범 이후,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6년 만에 이달의 선수와 감독을 동시에 배출한 토트넘. 이번 시즌엔 무려 두 번 연속 같은 영예를 안았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이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2016-17시즌 이후, 가장 '우승'에 가까운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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