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대량 실종 못 막으면 전 세계 커피·초콜릿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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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수분 매개 곤충이 멸종하면 남아메리카 북부·동남아시아·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농산물 생산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수분을 매개하는 벌, 파리 등의 곤충이 사라지면 전 세계에 코코아, 커피, 망고, 수박 등을 공급하는 남미, 동남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농장이 가장 빠른 속도로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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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수분 매개 곤충이 멸종하면 남아메리카 북부·동남아시아·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농산물 생산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수분을 매개하는 벌, 파리 등의 곤충이 사라지면 전 세계에 코코아, 커피, 망고, 수박 등을 공급하는 남미, 동남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농장이 가장 빠른 속도로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꿀벌, 말벌, 파리, 개미 등은 대표적인 수분 매개 곤충이다. 이들은 꽃가루를 수술(수컷 생식기관)로부터 암술머리(암컷 생식기관)으로 옮겨 식물의 생식세포가 수정할 수 있게 돕는다. 식물은 이를 통해 씨앗이 되고 열매를 맺는다.
최근 몇 년 간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더위에 취약한 꿀벌이 대량 실종되고 있다는 소식이 지구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또 특정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인 수분 매개 곤충들이 기후 변화와 토지 이용 변화 등 복합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아 위협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수분 매개 곤충에 의존하는 작물은 대부분 지구 남반구인 열대지방에서 재배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연구는 지구 북반구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수분 매개 곤충의 감소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주요 작물 생산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거의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셉 밀리아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 세계 2673개 지역의 기온, 곤충 생태계의 다양성, 토지 이용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총 3080종의 수분 매개 곤충을 찾아냈다. 이들 중 다수는 코코아, 커피 원두 등의 작물 재배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었다.
지구 평균 기온에 비해 따뜻한 지역에서의 수분 매개 곤충의 다양성은 지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61.6% 낮았다. 특히 이 지역에는 파리, 잎벌, 꿀벌, 말벌, 개미의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1.5도(˚C)에서 3도 증가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수분 매개 곤충 다양성의 감소와 이로 인한 농작물 재배의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등 열대지역산 농작물을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주로 재배되는 코코아 등 작물의 위험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수분 매개 곤충의 다양성이 농작물 생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공한 연구"라고 의의를 밝히며 "코코아, 커피 등을 외국에서 대량 수입하는 중국, 미국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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