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77세에 남극, 81세에 북극을 가보니

조인원 기자 2023. 10. 14.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성환의 ‘극지의 땅과 하늘과 바다’ 사진들
C컷/ 북극 / 북극의 노을. 그린란드 2022년, 조성환 사진가(82)

세상이 모두 하얀 곳에 붉은 점처럼 작은 집 하나, 이곳은 남극이다. 이 사진을 찍은 조성환(82) 사진가는 남극과 북극을 각각 77세와 81세에 다녀왔다. 극지방을 가서 찍었던 사진들로 현재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극지의 땅과 하늘과 바다’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장은 남극과 북극 사진이 구분 없이 걸려 있었지만, 사진가는 “아직 눈이 많은 것이 남극, 다 녹은 얼음이 물에 뜬 게 북극”이라고 쉽게 알려줬다.

C컷/ 남극의 연구기지, 2018년, 조성환 사진가(82)

조 씨는 남극과 북극을 찍기 위해 탐험선을 타고 다녀왔다. 남극은 2018년 11월에, 북극은 2022년 8월에 각각 20일씩 다녀왔다. 모두 여름에 다녀왔는데 11월은 남극에서 여름으로 영하 5도에서 10도라고 했다.

남극과 북극을 그도 어렵게 다녀왔다. 사진가는 남극에서 펭귄을 촬영하다 빙판에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었고, 북극을 다녀온 3일 후엔 피로가 누적되어 심근경색으로 또 쓰러졌다. 모두 부인과 함께 동행했지만 의사진단서를 갖고 가야 했던 모험이었다.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갔는지 물었더니 “가고 싶었으니까”라고 했다.

C컷/ 남극의 노을, 2018년, 조성환 사진가(82)

충남 청양이 고향인 조 씨는 어릴 적부터 다른 세상이 궁금했다. 여행을 좋아했지만 젊은 시절엔 일하느라 엄두를 못 냈다. 도로 방음벽, 가드레일 등을 제작하는 회사를 50년 넘게 운영하고 은퇴 후, 사진을 시작한 것이 10년 전, 일흔둘이었다. 전 세계를 다녔지만 어릴 때부터 듣던 극지방이 제일 궁금했다.

가서 보니 남극과 북극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남극은 연구기지만 몇 개 있고 배 한척당 가능한 상륙 인원이 50명 이하로 내려야 하는 제한이 있었다.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고 아르헨티나를 거쳐 60시간 배를 타고 남극에 도착했다.

C컷/ 남극에 남아 있는 고래기름 작업장, 지금은 폐쇄되었다. 2018년, 조성환 사진가(82)

반면, 그린란드 남쪽에 도착한 북극은 이미 다 녹아서 처참할 정도였다. 기후 온난화의 현실을 그대로 사진에 담았고, 빙하는 대부분 녹아서 바다 위에 떠있는 얼음만 보였다. 남극에선 수많은 펭귄을 보고 사진을 찍었지만 북극의 곰은 볼 수 없었다.

C컷/ 북극 / 사진가는 북극이 기후온난화로 대부분의 빙하가 녹아 물에 떠있었다고 했다. 그린란드 2022년, 조성환 사진가(82)
C컷/ 북극 / 사진가는 북극이 기후온난화로 대부분의 빙하가 녹아 물에 떠있었다고 했다. 그린란드 2022년, 조성환 사진가(82)

전시장의 사진들은 확연하게 달랐다. 다 녹은 빙수처럼 물위에 뜬 유빙이 보이는 것이 북극, 이색적인 구름이 설원에 떠있는 풍경이 남극이었다.

다음 여행지를 물었더니. “달나라는 어떨까요?”라며 웃었다. 전시는 15일까지.

C컷/ 남극의 펭귄, 2018년, 조성환 사진가(82)
72세에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워, 어릴 적부터 꿈이던 남극과 북극을 각각 77세와 81세에 다녀온 조성환 사진가/ 본인제공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