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지인들 구슬려 '돌려막기'로 59억 떼먹은 스크린골프장 사장

사기 혐의로 징역 8년…"미필적 고의 인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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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스크린골프 관련 사업을 하다가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되자 동종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투자금 등을 명목으로 59억원을 편취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부산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며 거액의 채무를 지게 되자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장비금 등을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 뒤 편취하거나 장비를 따로 팔아 개인 생활비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스크린골프 업계 관계자들에게 '장비를 급하게 매입하는 과정에서 돈이 부족해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얹어 갚겠다' '10억원을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매달 3500만원의 수익금을 주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사기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실상은 A씨에게 약 50억원의 빚이 있었고 직원들의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또 그는 기기를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를 여러 대 판매하겠다'고 거짓말해 피해자들로부터 수억원을 편취했다.

A씨는 과거에 매장에 설치했던 시뮬레이터에 법적인 문제가 생겨 잠시 가져간 뒤 일주일 후에 재설치해 주겠다고 속여 다른 곳에 팔아 판매금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렇게 A씨의 사기로 인한 피해 금액만 약 59억원에 달한다.

A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을 당시 변제 의사 및 능력이 있었으므로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새로 돈을 빌리면 기존 채무를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 식의 거래가 다수 이뤄진 점이 확인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사업 규모나 수익률 등을 과장 설명한 후 투자금을 받았고 채무가 누적되면서 약속한 금원, 장비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거나 장비를 제때 공급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사기의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며 "피해자 대다수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향후 피해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볼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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