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협력 결실...美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 공장 반도체장비 반입 최종 허가

미국 상무부 반입 규제 유예 관보에 게시
中 공장 생산 반도체 기술 수준은 공개하지 않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를 미국 관보에도 게재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일부 품목은 반입 규제 유예에서 제외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규정을 개정한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VEU는 미국 정부가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이날 관보에 게재돼 공개된 규정은 미국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장비 목록을 업데이트한 내용이다.

규정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공장은 지난해 10월 7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규정에서 예외라고 명시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업이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이하)을 비롯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어 상무부는 같은 달 11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다국적 반도체 기업에 1년간 수출 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VEU 규정을 개정해 유예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와 협의해왔다.

BIS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계속 사업하는 것을 가능하는 VEU 규정 개정이 한미 간 긴밀한 협의 결과라고 밝혔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보도자료에서 "VEU 프로그램은 우리의 국가안보 목적을 달성하는 협력관계가 지속되는 것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도구"라며 "이번 허가는 한국과 우리의 긴밀한 협력관계와 일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과 우리 기업들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면서 "오늘 발표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안전하고 투명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우리의 협력관계와 의지의 힘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공개된 관보 규정에는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공장에서 앞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수준을 어디까지로 한정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 협력 결실...美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