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간절했던 60대…'김명수 팀장'이 손 내밀었는데[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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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일자리를 구하던 노모씨(68)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경매 관련 회사에서 연락을 받은 노씨는 건물 및 시설 조사, 편의시설 확인 등 경매 조사 관련 업무를 제안받았다.
노씨는 지난해 11월3일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약 10회에 걸쳐 현금 수거책 역할이 아닌 경매 관련 업무 지시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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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범행이라고 인식 못 했을 수 있다"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이상하거나 불법적인 업무는 절대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일자리를 구하던 노모씨(68)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경매 관련 회사에서 연락을 받은 노씨는 건물 및 시설 조사, 편의시설 확인 등 경매 조사 관련 업무를 제안받았다.
비대면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됐지만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당시 펜데믹 때문에 온라인 면접 채용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노씨는 곧바로 이력서를 제출하고 재택근무 형식으로 월 180만원, 성과급 건당 5만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회사명과 대표이사 도장이 날인된 계약서를 받고 자신의 급여 계좌와 긴급연락처, 주민등록 사진 등도 제출했다.
하지만 일이 간절했던 노씨에게 손을 내민 건 '김명수' 팀장이라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노씨의 의심을 피하는 수법도 교묘했다. 노씨는 지난해 11월3일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약 10회에 걸쳐 현금 수거책 역할이 아닌 경매 관련 업무 지시만 받았다.
노씨는 지시받은 건물 전체 사진과 동영상, 주변 지하철 거리, 대형마트 유무, 학원이나 병원 거리 등 경매 물건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며 김 팀장에게 보고했다.
본격적인 '일'은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 김 팀장은 일손이 부족하다며 노씨에게 경매 수수료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당시 노씨는 "인터넷뱅킹으로 받으면 되는데 왜 직접 가서 받아와야 하나, 불법 아닌가"라고 되물었고 김씨는 "불법이면 나를 고발하면 된다"고 답했다.
그렇게 노씨는 결국 최초 피해자인 A씨에게 현금 1000만원을 받아왔지만 이후 돈 받아오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이번에는 서류 받아오는 일이라 모란역 부근에 경매 조사 간김에 중요 서류를 받아오라"고 속였다.
노씨는 결국 피해자 B씨로부터 현금 600만원과 1200만원이 담긴 서류봉투를 각각 두차례 받고 다시 제3자에게 전달했다.
재판부는 "노씨가 현금수거 행위를 정상적인 회사 업무의 일환으로 인식했을 뿐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의 일환이라는 것을 인식 못했을 수도 있다"며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된다"고 고 판단하고 노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금 수거 과정에서 매번 배우자 차량을 이용하여 운전하여 간 후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수거했는데, 만일 자신의 행위가 위법한 일임을 인식했다면 섣불리 자신의 신원이 금방 드러날 수 있는 이동 수단을 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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