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딧불이 최대 서식지 '장산습지'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 최대 반딧불이 서식지이자 지역에서 가장 큰 습지인 '장산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 그 생태적 가치를 전 세계에 인정받는 것인 만큼 보존의 체계성이 확보되는 동시에 매력적인 생태관광지로도 나아갈 수 있다는 취지다.
지역단체는 장산습지의 보존 구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시민의 생태관광지 조성을 위해서라도 람사르 습지 등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 최대 반딧불이 서식지이자 지역에서 가장 큰 습지인 ‘장산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 그 생태적 가치를 전 세계에 인정받는 것인 만큼 보존의 체계성이 확보되는 동시에 매력적인 생태관광지로도 나아갈 수 있다는 취지다.
14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국립생태원 습지연구팀은 최근 반송동 장산습지(10만7127㎡)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곳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해야 한다는 지역단체·정치권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장산습지의 식생 실태를 파악한 것이다. 지난 4일 현장을 찾은 국립생태원은 이곳에 서식하는 억새군락, 고마리군락, 끈끈이주걱 등을 확인했다. 지난 13일엔 지역단체가 해운대구에 이곳의 람사르 습지 등록 협조를 요청했다.
장산습지는 장산 북동쪽 해발 450m 지점에 자리한다. 부산 습지 중 가장 큰 규모로, 희귀 식생물의 보고다. 2015년 제2차 부산자연환경조사에서 멸종위기종인 ‘자주땅귀개’를 비롯한 희귀 식물(깨묵·끈끈이주걱·이삭귀개·꽃창포) 5종의 군락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1급수에서만 사는 담수패류 ‘산골조개’,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 ‘설앵초’ 군락도 지역단체에 의해 발견됐다. 반딧불이의 부산 최대 서식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한때 소나무재선충 항공방제로 생태계 파괴를 겪었다. 그러다 2014년 방제 중단 뒤 빠르게 본 모습을 되찾았다. 이후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장산습지는 2017년 8월 부산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다만 전체 면적의 3분의 1 수준인 3만6538㎡만 보전지에 들어갔다. 땅 주인인 국방부가 군사훈련 등 안전 문제를 염려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에 애초 9만3266㎡를 보전지로 삼으려 했으나 지금의 수준으로 축소했다.
람사르 습지는 국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서 권고된 보존 방침에 따라 관리된다. 환경부가 생태계 보존 가치를 확인해 등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람사르 사무국에 지정을 신청한다. 그 뒤 사무국이 재차 실태를 살펴본 뒤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다는 말은 체계적 생태 관리가 이뤄지는 한편 국제적으로 그 보존 가치를 인정받는 것과 같다. 현재까지 국내 24개 지역 202.67㎢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으나 부산엔 없다.
지역단체는 장산습지의 보존 구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시민의 생태관광지 조성을 위해서라도 람사르 습지 등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 옥숙표 습지보존위원장은 “실제 생태 보존이 필요한 곳은 12㎡ 이상으로 추정한다. 장산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생태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는 한편 생태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등록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장산 일대에는 인근 군부대인 제53보병여단 통솔 없이는 출입이 제한되는 터라 관광 활성화가 쉽지 않다. 현장조사를 마친 국립생태원 측도 이곳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기엔 희귀 식생물이 많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일단은 내년으로 예정된 제3차 부산자연환경조사(중부산권)를 통해 이곳의 식생을 재차 확인한 뒤 람사르 습지 등록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