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무리한 살상 이유? 5차 중동전쟁 원하는 듯" [한판승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개선 깨려는 의도
헤즈볼라 개입시 5차 중동전쟁 가능성
하마스-이스라엘 충돌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란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 알립니다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안병진>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 교수님, 김 소장님과 인사 나눠 주십시오.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안병진>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 이 문제 짚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일단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미국인 사상자도 늘고 있는데. 교수님, 현재까지 상황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 안병진> 현재 미국인 사상자가 벌써 27명이고 또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죠. 왜냐하면 아직 파악 안 된 사람들이 있고.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상 끔찍했던 하마스의 어떤 테러 행위죠. 민간인에 대한. 그에 따른 피의 복수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 이미 가자지구는 사실상 비유적으로 표현해서 열린 하늘을 가진 세계 최대의 감옥이죠. 그런데 이미 사실상 상당히 봉쇄 조치로 힘든 상황인데, 이번에 이제 현지 시각으로 7일째 접어들었는데 한 6000발이 투하됐고 그리고 전쟁에서 가장 끔찍한 건 국제법에 금지된 폭탄들, 백린탄까지.
◆ 진중권> 백린탄이 터지는 게 사진으로 찍혔더라고요.
◆ 안병진> 휴먼라이트워치는 권위 있는 기관이니까 그건 상당히 믿을 만한 얘기잖아요. 거의 네이팜탄에 이어서 이건 인간의 피부를 녹아내리게 합니다. 차마 제가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그리고 이것은 더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입니다.
◇ 박재홍> 지금 하마스의 공격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항공모함도 급파를 하고 군사 지원을 공언하고 있는 상태죠. 그런데 이게 바이든 행정부 입장은 지금 어떻게 보는 것이 정확할까요? 정확히?
◆ 안병진>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상당히 곤혹스렇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라는 건 민주당에서 가장 어떻게 보면 약한 고리이기도 해요. 심지어 퇴임하시고 나서 상당히 존경받으셨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잖아요. 임기 중에는 많이 얻어터지셨지만 퇴임하고 나서는 정말 초당적으로 존경받았죠. 그 카터조차도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약간이라도 우호적인 얘기를 했을 때 굉장히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스라엘과의 강고한 동맹. 이 입장을 유지하지 않으면 국내 여론에서 상당히 밀릴 수가 있는데, 사실상 블링컨 국무장관을 급파했을 때 블링컨 국무장관이 처음에 이야기한 시작이 뭐냐 하면 '나는 그냥 단지 국무장관으로 온 게 아니다, 유대인으로 왔다.' 그 발언을 보여주듯이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철저한 이스라엘 편에서 지원하는 것. 다만 그것이 이제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어떤 도덕적 비판을 가미하되 기본 전제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취하는 게 국내 정치 맥락에나 국제 관계 맥락에서 바이든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죠.
◆ 김성회> 트럼프였다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트럼프의 주장을 기초로 놓고 본다면?
◆ 안병진> 제가 명색이 미국 정치 전문가인데요. 트럼프의 머릿속은 사실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걸 안다 그러면 트럼프를 모르는 겁니다.
◇ 박재홍> 교수님이 굉장히 깊이 있는 분석을 해 주고 계십니다.
◆ 안병진> 실제로 그렇습니다. 실제로.
◆ 진중권> 트럼프는 일단 저질러 놓은 다음에 그걸 정당화하는 서사를 나중에 만들기도 하고.
◆ 안병진> 그렇습니다.
◇ 박재홍> 참모들도 잘 모르니까요, 사실. 정확하게.
◆ 안병진> 그러니까요. 진 작가님은 인생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잘 아시잖아요. 이번에도 미국 정가에서 구설수에 오른 게 트럼프가 세상에 제일 먼저 한 말이 네타냐후를 디스한 거예요. 결국에 강력한 동맹인 네타냐후를. 그러니까 왜냐하면 이분은 나르시시스트라서 항상 자기에게 누가 잘못한 것, 과거 이란에 대해서 같이 공격하기로 해 놓고서 네타냐후가 발을 뺐어요.
◇ 박재홍> 발 뺐죠.
◆ 안병진> 그러니까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 박재홍> 나에게 상처를 줬다?
◆ 김성회> '너는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이거군요.
◆ 안병진> 그 사람은 국제정치의 맥락이 중요한 게 아니고.
◇ 박재홍> 안철수, 이준석 같기도 하네요. 지금 이제 하마스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 이런 분석이 많은데 교수님 동의하십니까?
◆ 안병진> 사실은 조금 더 정보 분석이 필요한데요.
◇ 박재홍> 헤즈볼라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그렇죠?
◆ 안병진> 얼마 전에 그게 8일이었나요? 월스트리트저널에. 그러니까 하마스 고위 간부가 헤즈볼라 고위 간부랑 이제 어떤 대화한 것을 약간 노출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라고 있습니다. 가장 전위적인 군대죠. 그들이 이런 체계적인 어떤 전쟁을, 전술적 자문을 해 줬다라고 하마스 고위 간부가 자백을 했는데.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정확한지는 그것도 사실은 검증을 해 봐야 되죠. 그러나 원래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셜록홈즈 같은 사람은 그런 거잖아요. 이게 누구한테 가장 이득이 가는가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현재 최대의 수혜자는 이란입니다. 그점에서는 약간의 혐의가 있죠.
◆ 진중권> 이란 정부는 일단 공식적으로 부정을 했는데. 근데 저는 이게 지금 이해가 안 가는 게 하마스가 사실 군사력으로 하게 되면 사실 군사력은 비교할 수 없잖아요. 이스라엘군을 어떻게 이깁니까? 도대체 이걸 통해서 얻으려는 게 뭐고, 이란은 얻으려는 게 좀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렇게 되게 되면 사실 사우디랑 이스라엘이 접근하는 거. 미국의 대중동 정책이고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인데, 일단 벌써 빈 살만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라고 하면서 금이 딱 갔잖아요. 그건 알겠는데 하마스는 도대체 뭘 얻는 거지? 그걸 모르겠어요.
◆ 안병진> 그건 어떻게 보면 이란과 비슷한 입장인 겁니다. 왜냐하면 사실상 미국의 중재 하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이렇게 엄청나게 가까이 가고 있다라는 것. 그리고 심지어는 민간 핵, 저농축 개발까지도 허용해 주는. 그건 사실은 굉장한 거거든요.
◆ 진중권> 하마스의 입장에서도 그런가요?
◆ 안병진> 하마스 입장에서 그렇게 된다면, 다만 그 딜을 할 때 전제가 있습니다. 그 딜의 핵심 전제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팔레스타인이 이제 어떻게 보면 불편한 어떤 관계죠. 팔레스타인을 보호해야 되는 입장. 중동의 맹주로서. 그러면 전제로서 내거는 딜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관계가 어느 정도 더 긍정적으로 진전되는 전제. 그런데 이번에 하마스의 공격은 그 전제를 완전히 단기적으로 날려버린 거죠.
◆ 김성회> 사실 네타냐후하고 하마스는 서로 가장 공고한 연대라고 할 수 있는.
◆ 안병진> 적대적 상호 의존.
◆ 김성회> 둘이 살아 있어야, 살아 있는.
◆ 안병진>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죠.
◆ 진중권> 왜냐하면 사실 네타냐후도 지금 극우파로 막 치닫다가 내부에서 막 시위가 잔뜩 있고 그랬는데 지금 똘똘 뭉쳤거든요, 이스라엘 사람들.
◆ 안병진> 그렇습니다. 사실은 네타냐후가 일정 정도 자유민주주의의 외관을 약간은 갖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사법부 장악이라고 하는 걸로 내부적으로 몰렸어요. 그리고 네타냐후는 극우입니다. 그런데 그 연정은 네타냐후가 혀를 내두르는 더 극우, 초극우가 연정의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지금 약간의 음모론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데 어쩜 이것이 이스라엘판 9. 11이다. 그러니까 이걸 계기로 네타냐후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극우 연정의 핵심 분파들이 그러니까 콘돌리자 라이스 기억나세요? 콜돌리자 라이스가 9.11이 터졌을 때 '이거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고 했듯이 자기네들의 꿈, 지중해에서 요르단강까지 완벽한 유태 국가를 세우고 팔레스타인의 한 230만을 조르단 쪽으로 쫓아내는 말도 안 되는 구상을 혹시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백일몽.
◆ 김성회> 그점이 궁금한 건데요. 지금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를 멸망시키겠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 섬멸하겠다고 하는 것이고. 조금 전까지 저희가 얘기했던 것은 적대적 공생이라고 했는데 이스라엘의 지금의 기세로 보면 실제로 섬멸을 하려고 들 것 같은데, 이게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 안병진>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자지구라는 건 정말 미로와 같은.
◇ 박재홍> 대규모 지하터널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 지상군이 진입했을 경우 그 터널 때문에 이스라엘군의 지상군이 엄청나게 사상할 것이다 이런 진단도 나오더군요.
◆ 안병진> 사실은 연정에 참여하는 극우 중 초극우와 달리 네타냐후는 극우지만 시가전, 지상전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이 사람이 약간 실용적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는 자제를 하죠.
◆ 진중권> 합리적 극우네.
◆ 안병진> 왜냐하면 워낙.
◇ 박재홍> 합리와 극우가 동시에 있는.
◆ 진중권> 이성적 극우.
◇ 박재홍> 일단 말씀해 주세요, 교수님.
◆ 안병진> 사실 요즘 한국이나 미국이나 전 세계가 극단적인 상황이니까 네테냐후 정도만 돼도 합리적이라는 말을 쓰죠. 그러나 이 사람도 지상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지금 몰려는 가고 있습니다.
◇ 박재홍> 네타냐후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IS와 하마스를 동급으로 얘기하면서 이제 전쟁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럼 이 말은 아까 교수님 말씀하신 9. 11테러랑 약간 연관시키는 그런 식의 사고도 지금 유도하려는 그런 느낌도 있는데.
◆ 안병진>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쉬어 이블', 전적으로 절대적인 악이라고 미국에서 표현했어요. 그러면 사실상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그리고 이스라엘에 조금 강경한 사람들 입장에서 미국이 절대적 악이라고 표현할 정도면 자기네 어떤 민간인들이 납치된 혹은 사살된 사람들 입장에서의 국내의 분위기라는 건 지금 한국이나 어떤 미국이나 유럽에서 상상하는 그 이상입니다.
◆ 진중권> 지금 미국에서 항공모함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두 척이나 보냈는데. 원래 항공모함이라는 게 무슨 무장세력을 상대하는 이런 것은 아니잖아요. 무슨 국가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건데 이랬을 때 미국이 다른 국가 지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에서 다른 주변국가가 개입될 수 있는 위험을 보고 있는 건가요?
◆ 김성회>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치는 건 왜 그런 건지까지 포함해서 설명을 해 주시죠.
◆ 안병진> 미국의 입장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는 하마스가 아닙니다. 이란.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이란. 단기적으로는 레바논. 거기에 헤즈볼라. 만약 헤즈볼라가 관여한다, 이러면 이것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립니다.
◆ 진중권> 이번에 헤즈볼라가 공격에 가담하긴 했잖아요. 국경에서.
◆ 안병진> 그런데 놀랍게도 약간의 스펙터클한 효과의 가담이지.
◆ 진중권> 진짜 전면전은 아니었다?
◆ 안병진> 하마스가 예상하는 정도로 양쪽에서 샌드위치로 포위해서 이스라엘군을 완전히 반으로 나누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그것만 보더라도 헤즈볼라도 고민이 되는 거예요.
◇ 박재홍> 그러면 판도라 상자라고 말씀하셨는데 헤즈볼라의 관여가 명확히 돼서 열리는 판도라의 상자는 뭡니까? 중동전쟁?
◆ 안병진> 중동전쟁이죠. 5차 중동전쟁.
◇ 박재홍> 5차 중동전쟁이다?
◆ 안병진> 만약 최악의 경우 이건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어날 것 같지는 않은데. 최악의 경우는 이란이 더 이제 관여하는 거죠. 이건 사실 트럼프가 당선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안 가더라도 헤즈볼라가 개입한다 하더라도 이미 그것만으로도 사실상 통제가 힘든 상황으로 가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금 이제 지상전이 가자지구에 시작되면 이스라엘군 입장에서도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고 지금 보면 하마스가 끔찍한 영상을 공개한 걸 보면 왜 공개할까. 이게 이제 전 세계 누구도 지지하지 않을 영상인데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겁니까, 아니면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유가 뭐라고 봐야 할까요?
◆ 안병진> 단기적으로는 지금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딜을 끊는 거고 그건 성공했죠. 빈 살만, MBS라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빈 살만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죠. 이제 단기적으로는 그렇고. 장기적으로는 5차 중동전쟁을 이제 누구도 의도하지 않게 그 덫에 서서히 수렁에 빠지게 된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하마스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덕적 권위, 자신들을 일단 지지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리더로서 그다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완전히 무력화되는 거죠.
◆ 진중권> 그런데 이 사람들이, 아니, 비무장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피 흘리는 사람 강제로 끌고 가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아이들을 죽이거나 참수하거나 이런 것들은 바깥에 나가게 되면 자기들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하는 것은 그거랑 똑같은 거예요? 우리나라 민주당과 국힘이 자기 강성 지지층, 그 안에서 환호하는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 안병진> 두 가지가 다 있는 거죠. 하나는 저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나라의 감정과 맥락 속에서 보지 않으면 이 문제를 리얼하게 못 봅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가자지구는 오랫동안 열린 감옥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이제 네타냐후가 전기를 끊었다 그랬잖아요.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가자지구 사람들이 보면 그거 옛날부터 이미 끊었거든.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 들어오는 거거든.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이제 하마스 입장에서는 지금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의 시민들이 가지는 극단적 분노, 절망감, 그러니까 이런 어떤 맥락들이 있는 거고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 분노를 활용한, 자신들의 이제 존재감을 이제 이용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미국이나 한국의 문법과 사실 닮아 있습니다. 지금은 극단적 세력들이 왜 옛날에 그거 기억하시나요? 샤르트르가 했던 유명한 말, 독일의 적군파한테 이런 얘기를 했죠. 가장 견고한 체제에 대한 가장 무모한 도전. 테러라는 건. 그거 기억나시죠? 하지만 9. 11 때 어떻게 됐죠? 미국이 가장 견고한 체제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었나요? 미국은 9. 11 이후에 조지 W 부시의 확전으로 갔죠. 하마스가 노리는 게 그겁니다. 네타냐후를 자극하고 미국을 자극하고 이란을 자극해서.
◆ 진중권> 확전을 원하는구나.
◆ 안병진> 결국 가장 견고한 체제가 아니라 가장 취약한 체제를 극단적 내전으로 이끄는 속에서 하마스의 존재 근거를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
◇ 박재홍> 24시간 안에 가자지구 떠나라. 이스라엘군이 명령을 내렸죠.
◆ 안병진> 그렇죠.
◇ 박재홍> 그럼 이게 전쟁이 장기화될 우려도 있을까요? 단기전으로 끝나기를 이스라엘은 바라겠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여러 가지 여건을 봤을 때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 안병진> 그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어떤 갈등은 과거에도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 더 어려워진 결정적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란의 존재.
◇ 박재홍> 이란의 존재.
◆ 안병진> 즉 미국의 민주당이 오바마 시절에 존 케리가, 이제 한국말로는 이란 핵합의라고 합니다. JCPOA라고. 이걸 민주당 내부의 강경파들의 반대와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탁월했던 협상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존 케리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가장 뛰어난 협상가였고 당시의 이란의 자리프라는 협상가도 북환의 김정은 명령 듣는 애들이랑 차원이 다릅니다. 탁월한 협상가가 이란 핵합의를 만들어냈죠. 그런데 그 핵합의가 트럼프라는 무지막지한 인간이 오면서 다 파괴해 버렸고. 그러면서 이란은 '아, 이건 도대체 뭘 할 수가 없구나. 핵을 가지지 않으면 우리는 미국을 상대로 어떤 협상도 할 수 없구나' 그래서 지금 고농축으로 갔잖아요. 그래서 과거와 달리 이란이라는 배후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이득을 얻고 있고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미국을 최대한 약화시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또 다른 중요한 플레이어가 있죠. 푸틴과 시진핑. 푸틴과 시진핑이라는 소위 신냉전, 신냉전만은 아닌데 소위 신냉전이라는 과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서 없었던 변수. 지금 푸틴이 가장 큰 미소를 짓고 있죠. 그리고.
◆ 진중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빠질 수밖에 없는 거죠, 어느 정도.
◆ 안병진> 그렇죠. 포탄은 어떡할 겁니까? 전 세계에서 포탄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북한과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미묘한 움직임이 또 시작될 겁니다.
◆ 김성회> 뉴욕타임즈도 지적을 했지만 소위 말한 다극화, 그리고 미국이 힘 빠진 걸 들켜버린 상황. 우크라이나 때는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 이스라엘에게도 뒤에서 '우리가 뒤는 지켜주지만 앞은 니들이 알아서 해라'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상황을 보면서 다른 나라의 전체주의 하는 사람들이 '지금이 기회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서 또 다른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안병진>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제가 바이든이 들어섰을 때 제가 그렇게 규정을 했는데요, 사람들이 굉장히 천진난만하게 생각하는데 바이든이 들어섰을 때 제 규정이 뭐냐 하면 세계는 완벽히 혼돈의 시대로 진입했다. 최소한 2050년까지.
◇ 박재홍> 2050년?
◆ 안병진> 최소한. 최소한입니다. 저만의 규정이 아니라 포가니라고 걸출한 미국의 돌아가신 경제학자가 있는데요. 포가니의 규정이기도 한데. 월러스타인의 규정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지금은 미국의 헤게모니가 아직은 유지돼요. 하지만 미국이 더 이상 전 세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고 오히려 지금 시대를 이해하시려면 다시 한 번 넷플릭스의 '왕좌의 게임'을 보셔야 합니다. 다시 그걸 복기해 보시면. 지금.
◇ 박재홍> 여러 나라가 있는.
◆ 안병진> 겨울이 오고 있는데.
◇ 박재홍> 겨울이 오고 있는데.
◆ 안병진> 기후 파괴가 오고 있고 AI 싱귤래리티 포인트(특이점)도 오고 있고 팬데믹이 다시 오고 있는데, 그 왕좌의 게임 보시면 협력하나요? 안 해요. 지금 혼돈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습니다.
◆ 진중권> 팔레스타인 같은 경우에 사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가자지구, 그쪽에서는 왜 하마스가 이렇게 영향을 끼치고 하마스의 공식 지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팔레스타인 내에서?
◆ 안병진> 사실상 이게 그들이 곤혹스러운 건 이런 겁니다. 압바스라고 하는 지금 상당히 고령이라서 상당히 노쇠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압바스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그다음에 하마스와 서로 전혀 떨어진 데서 각자의 지금 헤게모니를 갖고 있죠. 그런데 갈수록 압바스 정부의 힘이 빠지고 있어요.
◇ 박재홍>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힘이 빠지고 있다?
◆ 안병진> 왜냐하면 노령이고 그리고 지금 하마스가 전 세계에 초점이 됐고. 그런 점에서 이대로 계속 가면 안 그래도 정당성에서 훼손된 압바스 정부가 더욱더 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사실상 우리는 그 관점을 잘 모르시는데요. 팔레스타인의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하마스에 대해서 사실은, 그 테러 방식은 동의하지 않지만 상당한 신뢰가 있습니다. 즉 '부패하지 않았다. 우리를 진정으로 대변하는 민중적 조직이다'라고 하는 일정한 정서가 있습니다. 그 점이 사실상 압바스 정부가 뭘 평화적으로 뭘 해결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포인트입니다.
◇ 박재홍> 미국 정치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습니까?
◆ 진중권> 바이든이 또 한방 먹은 거잖아요.
◆ 안병진> 먹은 겁니다. 그러니까 바이든은, 그리고 지금 공화당 정부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공통된 초당적 합의가 있습니다. 이제는 중동에서 완전히 빼자. 이제는 중국에 집중하자. 안 그러면 우리는 실존적 경쟁에서 언젠가 뒤진다.
◇ 박재홍> 미국의 대중동 정책 자체가? 민주당이 되든, 공화당이 되든.
◆ 안병진> 그럼요. 이게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 게 그대로 드러났죠. 중동에서 뺄 수 있습니까? 그런 점에서 바이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어터졌고 그런데 짧은 시간이라서 자세히 말씀드릴 수가 없는데 밖에서 장기판을 지나가면서 보는 사람은 잘 보여요.
◇ 박재홍> 3자 입장에서?
◆ 안병진> 3자 입장에서. 그런데 전 세계에서 아프가니스탄 잘못 대응한 것 때문에 얻어터졌는데 저는 바이든의 노선과 달라요. 하지만 바이든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제갈공명이 와도 그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 그 정도 이상으로 하기는 어려웠어요. 그 얘기 제가 자세히 드릴 수는 없는데 어쨌든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어터진 다음에 이번에 이 문제 가지고 공화당은 피를 본 상어처럼 지금 달려들고 있습니다.
◇ 박재홍> 피를 본 상어처럼? 너무 큰 호재다?
◆ 안병진> 너무 큰 호재죠. 이건 말하자면 미국 정치에서 선거 전략전술에서 한국에 그때 기억나시나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송금 특검 그다음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고뇌에 찬 결단을 하시다가 결국은 특검을 받아들였죠.
◇ 박재홍> 그 정도 급의.
◆ 안병진> 그랬을 때 어떻게 됐죠? 민주당은 분열됐잖아요. 이것은 공화당 입장에서 미국의 민주당을 크게 분열시킬 수 있는 이슈고 이미 분열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좌파는, 젊은 세대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약간의 공감이 있습니다. 이번에 하버드대학의 학생회 조직들이 선언문 나와서 거기 하버드 이사회의 큰손이 화를 내면서 투자 철회, 이사진에서 떨어져 나갔거든요.
◇ 박재홍> '취직 안 시킨다', 이런 얘기도 하고.
◆ 안병진> 그렇죠. 그래서 결국은 민주당의 집토끼인 20~30대, 그리고 좌파들과 바이든과 같은 중도주의자는 이스라엘, 친이스라엘 행보를 취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고. 지금 벌써 민주당은 집안 싸움이 시작됐고요. 공화당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거봐라, 위대하신 트럼프 때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지 않느냐.' 결국은 트럼프로 정권교체가 되는 게 세계를 안정화시킨다라는 희한한 논리를 지금 하고 있고요.
◇ 박재홍> 교수님 한 번 더 모셔야겠습니다.
◆ 진중권> 그러니까.
◇ 박재홍> 지금 너무 뜨거운 토론과 정말 좋았는데요. 미국 정치만 하더라도 1시간 해도 될 것 같은데. 일단은 오늘 여기까지 모시겠습니다.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의 안병진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안병진> 감사합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한판승부 newsnews981@gmail.com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타구니 통증' 손흥민, 튀니지전 선발 제외…이강인 선발 출격
- 대통령 앞에서 '대통령의 비극' 언급한 아소 다로[어텐션 뉴스]
- 'MZ조폭' 동원해 갤러리 대표 감금·협박한 일당 구속기소
- "후쿠시마서 잡은 방어, 냉동으로 국내 들어와…사각지대"
- 무면허 음주사고 후 집에 방화 시도 70대 '징역 1년 6월'
- 전기요금 두고 산업장관‧한전사장 동상이몽?…신경전 고조
- 힘 실린 '양평道-춘천道 연결'…용역사도 "원안이 더 유리"
- 여성 손님 있는데…만취해 음식점 냄비에 소변 본 50대 철창행
- 재범 저지른 '상습 절도 전과자' 항소심 징역 2년 선고
- "조우형 봐주기, 尹 아닌데"…녹취록 '거꾸로' 보도,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