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김대중 오부치 선언', 바로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

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2023. 10. 1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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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공생복지재단 설립95주년 기념식
"일본 출신 윤 여사,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
자민당 중의원 참석…기시다 축사 대독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 전남 목포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 참석에 앞서 윤치호·윤학자 기념관을 돌아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승남 공생복지재단 이사장, 윤 대통령, 김 여사, 윤기 공생복지재단 회장.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전신 공생원) 설립 9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1998년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발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이 선언은 바로 이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한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날 오전 진행된 한일·일한친선협회 대표단 접견을 언급하며 "이분들께 이 공생원의 활동을 보고 목포에서 성장하신 김대중 대통령께서, 또 이 공생원을 일본에서도 잘 알고 계시는 오부치 총리가 있었기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공생원은 1928년 목포 양동교회 윤치호 전도사가 설립한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 복지시설로, 6.25 전쟁 중 윤 전도사가 실종되자 그의 배우자 일본인 다우치 치즈코(한국 이름 윤학자) 여사가 숨질 때까지 고아 4천여 명을 길러낸 곳이다. 이후 윤기 공생복지재단 회장을 중심으로 목포와 일본 각지에서 고아와 장애인을 돌보고, 재일동포 양로원을 운영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전남 목포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서 합창단 어린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윤치호 전도사님으로부터 시작된 이곳 공생원은 부인이신 윤학자 여사님께서 사랑과 헌신으로 4,000여 명의 고아를 돌본 곳"이라며 "일본 출신의 윤학자 여사님은 국경을 초월해서 타국의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길러내신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셨다"고 했다.

이어 "윤학자 여사님의 사랑은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면서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을 맞아 우리 모두 설립자인 윤치호 선생님과 윤학자 여사님의 따뜻한 이웃 사랑의 마음을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함께 기리는 것은 매우 뜻깊고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부 역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고 방치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에토 세이시로 자민당 중의원을 통해 축사를 보냈다.

기시다 총리는 "공생원은 한일 양국 국민 간의 따뜻한 교류의 상징"이라며 "공생원과 윤학자 여사는 사람과 사람 간 교류의 아름다움과 강함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고 밝혔다.

또한 "한일 양국은 국제 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이라며 "오늘처럼 이렇게 기념할 만한 날에 공생원과 같은 선대의 큰 발자취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하며,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로서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자신도 지금보다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전남 목포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서 에토 세이시로 일본 자민당 중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윤치호․윤학자 기념관에 전시된 윤학자 여사의 '결혼은 나라와 나라가 하는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 하늘나라에선 일본인도 조선인도 구별 없이 모두가 형제 자매이지!'라는 문구를 보고 현 시대에 큰 의미를 지닌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신승남 사회복지법인 공생복지재단 이사장, 윤기 사회복지법인 공생복지재단 회장, 정진석 한일의원연맹회장, 유흥수 한일친선협회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박홍률 목포시장 등과 함께 에토 세이시로 일본 자민당 중의원, 쿠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공사, 나카자와 신지 고치시 부시장 등 일본 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승희 의전비서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이도운 대변인도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 전남 목포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서 합창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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