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고 쫓아내고…공공 놀이터에서도 밀려나는 아이들
[앵커]
문제는 아이들을 위한 공공 놀이터가 늘기는커녕 사라져가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19 당시 문을 걸어 잠근 학교 운동장마저도 아직 빗장을 풀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이어서 신현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과 후 아이들로 가득 찬 놀이터.
주택 밀집 지역인 이 동네에 유일한 어린이 공원입니다.
[윤승희/초등학교 4학년 : "친구들이랑 놀 때 있는데 술래잡기나 달팽이 그런 거 하고 놀아요."]
그런데 이 공원이 곧 없어집니다.
지자체가 올 연말, 이곳에 3층짜리 주차타워를 세우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송명희/학부모 : "오히려 더 만들어 줘야 되는 상황에서 지금 놀이터를 없앤다고 하는 게 너무 어이가 없고요."]
공공 놀이터는 의무 설치 규정 같은 게 없다 보니 만들 필요는 없지만 없애기는 쉽습니다.
[수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항상 주차 문제가 있으니까 1년 넘게 숙원 사업인 거예요."]
최근 4년 새 전국의 공공 놀이터 면적은 132만㎡가 줄어 축구장 188개가 사라졌습니다.
현재 어린이 한 명당 공공 놀이터 면적은 4.94㎡, 1.5평이 채 되지 않는데, 이 엘리베이터만큼 좁습니다.
그나마 마음 편하게 놀던 학교 운동장마저 문을 잠근 곳이 많습니다.
수업 후 텅 빈 운동장이지만, 공놀이도 하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보안관 : "(공놀이 아예 안돼요?) 별도 조치 시까지 앞으로..."]
코로나19 당시 운동장 폐쇄 조치가 유지되는 겁니다.
[김지호/초등학교 5학년 : "운동장에서 형들이랑 누나들이랑 나가서 축구했거든요. 예전에 운동장 쓸 수 있을 때가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교육청은 지속적으로 운동장 개방을 권고 중이라고 밝혔지만, 서울 시내 학교 약 25%는 학교장 권한으로 여전히 폐쇄된 상태입니다.
[김명순/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 "공공 놀이터 숫자 자체가 아동 수 대비 너무 적은 거예요. 설치를 의무화해야 된다고 하는 법은 거의 없는 상황이고요."]
놀 시간뿐 아니라 놀 장소마저 부족한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6.57점, OECD 최하위권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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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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