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 다가오는 ML의 시간, 못다한 숙제, 마음의 짐 덜어준 LG출신 후배 '이것이 전통'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보다 훨씬 더 잘하는 거 같은데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이정후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후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날려왔다. 신인 첫 해부터 전 경기 출장에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품었다. 매년 15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내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21년 타율 3할6푼으로 첫 타율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타격 5관왕(타율, 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을 하면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일찌감치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으며 메이저리그 진출 준비를 했다. 이정후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 및 고위 관계자가 지켜보곤 했다.
지난 7월말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던 이정후는 지난 10일 키움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100%의 몸 상태가 아님에도 대타로 나와 홈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다. 사실상 키움과의 이별 단계를 밟아가기 시작했다.
키움은 이제 이정후가 없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올 시즌 키움은 가을야구 좌절은 물론 꼴찌 위기를 마주하고 있지만, 개막을 앞두고는 우승 1순위로 꼽혀왔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일궈내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정후가 키움에서 마지막해일 수도 있는 만큼, 우승을 안기겠다는 확실한 동기부여도 있었다. 그러나 개막 이후 곳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했고, 후반기에는 이정후와 안우진까지 이탈하는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반등에 실패했다.
이정후의 이탈과 함께 키움은 빠르게 현실적인 계산과 함께 다음을 바라봤다.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우승 도전팀' LG에 보냈고, 유망주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LG는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키움은 이주형에 웃었다. 이주형은 단숨에 키움의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다. 영입 당시에도 키움 관계자는 "이번 트레이드는 신인 지명권도 좋지만, 이주형을 눈여겨 봤는데 데리고 올 수 있어서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주형은 13일까지 69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6리 6홈런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정후가 있을 때 우승해야 한다'고 내걸었던 만큼, 우승을 함께 하지 못한 이정후의 마음에도 짐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는 "내가 다 한 것이니 개인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이렇게 끝나게 됐지만, 이것 또한 내 운명이고 아쉬움보다는 좋은 경험 하나 했다는 생각"이라고 하면서도 "팀 성적은 아쉽다"고 미련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키움의 창단 첫 우승은 남은 선수들에게 기대해야 하는 상황. 자신의 자리를 채워준 이주형의 등장이 이정후로서는 반가울 따름이다. 이정후는 "나보다 훨씬 잘하는 거 같다. 키움은 항상 누군가 빠지면 다른 누군가가 (빈 자리를) 채워주는 게 강했는데, (이)주형이도 내가 빠졌을 때 참 잘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보여진다. 올해의 경험을 발판 삼아서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키움은 메이저리그 진출 등으로 선수가 빠지면 대체 선수가 완벽하게 공백을 지워줬다. 유격수 '평화왕'이라고 불렸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에는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나타났고, 김하성이 떠난 뒤에는 김혜성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이주형의 모습은 '포스트 이정후'로 불리기에 손색없었다.
이정후는 "너무 잘치는 타자다. 하던대로 일단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고, 내후년이 더 기대된다. 올해 이런 좋은 경험을 발판 삼아서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라며 "첫 시즌이니 어떤 스타일이라고 말을 할 수 없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이제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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