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승·하락’ 오가는 코스피…삼성전자에 웃고 고공행진 물가에 울었다[권제인의 일‘주’'읽]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2400선부터 2470선까지 크게 출렁였습니다. 미국 채권 금리가 요동치는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외 환경은 혼란스럽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며 금융시장에 불안을 가하고 있고 미국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높은 금리를 장기화해야 할지를 두고선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금요일 코스피는 지난주 대비 47.42포인트(1.96%) 오른 2456.15로 장을 마쳤습니다. 목요일과 비교하면 1% 가까이 하락했지만 2400선을 겨우 사수했던 지난주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흐름입니다. 화요일 700선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도 822.78에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번 주 주식시장은 큰 형님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힘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수요일 잠정공시에서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각각 30.5%, 9.7% 상회했습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8.2% 늘었고 매출도 전 분기보다 11.7% 증가한 67조원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80% 넘게 하락하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1분기와 2분기 각각 6000억원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이틀 연속 크게 상승했습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종가 기준 각각 2.71%, 1.03% 올랐고 목요일에는 장중 6만97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호실적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적자 폭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걸 확인한 만큼, 4분기에는 주요 생산자들의 감산 효과가 맞물려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
9만전자의 꿈이 다가온 걸까요? 다올투자증권은 잠정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9만1000원으로 상향했습니다. SK증권은 이미 10만원까지 목표주가를 올린 바 있고 KB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도 9만5000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효과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서 업황 및 실적 우상향 트렌드에 대한 신뢰감이 단단하게 재형성됐다”며 “현재의 감산정책과 고용량의 레거시(성숙) 수요 변화를 고려하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속도 및 기울기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어 내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35% 상향했다”고 말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두 번째 형님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7.5% 상승한 8조2235억원, 영업이익은 40.1% 증가한 731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수요일 7.31%나 상승했고 50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목요일(현지시간)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미국 채권 금리는 상승했고 주식시장 투자심리는 후퇴했습니다.
9월 CPI는 전달보다 0.4%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7% 올랐습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0.3%와 3.6% 상승을 각각 웃도는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4.5%까지 내렸던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4.70%선으로 복귀했습니다.
높은 물가는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거나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요인이 됩니다. 높은 금리는 주식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리고요.
수요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다수 참석 위원은 기준금리를 1회 추가 인상하는 게 적정하다고 밝혔지만, 일부 위원들은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동의했지만,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까지 높여야 할지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은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과 카타르 정부는 일카타르에 예치된 60억 달러(약 8조원)의 이란 자금을 동결하기로 금요일 결정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전원 대피령을 내리고 대규모 작전을 예고하며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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