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북미 시장 정조준… '글로벌 콘텐츠 기업' 도약

이재현 기자 2023. 10.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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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지구촌 뒤덮은 'K-경제한류'④] 파트너십·유통망 확장에 페스티벌 개최까지… 사업 역량 강화
KCON LA 2023 /사진=CJ ENM

▶기사 게재 순서
①'습식분리막 1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
②현지화로 북미서 존재감 떨치는 현대차
③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 글로벌 톱 '한국타이어'
CJ ENM, 북미 시장 정조준… '글로벌 콘텐츠 기업' 도약

바야흐로 K콘텐츠의 시대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는 인기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국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드라마로 시작된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음악, 영화, 페스티벌 등 전방위 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더 이상 내수용에 머무르지 않는 '글로벌향 K콘텐츠'의 중심엔 콘텐츠 경쟁력과 인기를 증명한 CJ ENM이 있다. 막강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 CJ ENM은 콘텐츠 산업의 '메인 스트림'이자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시장인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피프스시즌' 인수… 글로벌 콘텐츠 기업 '박차'


피프스시즌 로고 /사진=CJENM
CJ ENM은 지난해 미국 현지에 자사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미국 엔데버콘텐트를 인수해 '피프스시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피프스시즌은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세계적 인기를 끈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로 장편 영화와 프리미엄 TV 시리즈의 제작·유통·배급을 맡고 있다.

피프스시즌를 인수하며 CJ ENM은 글로벌 시청자들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당시 CJ ENM 관계자는 "엔데버콘텐트의 합류가 글로벌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크리스 라이스 피프스시즌 공동대표도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로 된 콘텐츠를 향한 수요가 큰 폭 증가하고 있어 CJ ENM과 피프스시즌의 협업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피프스시즌은 애플TV+, HBO·HBO맥스, 훌루, 피콕, 넷플릭스 등 글로벌 채널 및 메이저 OTT에 연간 30편 이상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피프스시즌이 제작한 TV 시리즈는 시장에서도 실력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74회 에미상에서 14개 후보로 노미네이트 돼 2관왕에 오른 '세브란스: 단절'(Severance)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주요상을 놓고 경합을 펼치기도 했다.

피프스시즌은 유통에서도 뛰어난 수완을 드러냈다. '킬링이브'(Killing Eve), '더 모닝쇼'(The Morning Show), '노멀 피플'(Normal People), '더 나이트 매니저'(The Night Manager) 등 글로벌 히트 시리즈의 배급을 담당하며 글로벌 유통 역량을 강화해 왔다.

CJ ENM과 피프스시즌은 양사가 가진 IP를 교류, 리메이크하거나 새로운 기획 개발 아이템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결합한단 계획이다. 거대 프리미엄 IP를 선보이고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란 입장이다.


美 드라마·예능서 '최초' 기록 세워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리메이크 로고, tvN 프로그램 '서진이네' 제작발표회,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운명을 읽는 기계'(The Big Door Prize) 포스터. /사진=CJ ENM
CJ ENM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아마존프라임비디오, 파라마운트+, 디즈니+ 등 다양한 글로벌 OTT를 통해 콘텐츠 유통을 다각화하고 있다. 다양한 OTT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 내에서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경쟁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론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가 꼽힌다. 서진이네는 한국 예능프로그램 최초로 글로벌 OTT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 진출했다. K팝, K영화, K드라마와 비교해 K예능은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구조적 한계로 꼽히면서 세계화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K예능의 글로벌 선전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CJ ENM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드라마 제작에도 도전장을 냈다. CJ ENM 산하 드라마 제작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협업해 애플 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올해 3월 애플TV+를 통해 공개된 '운명을 읽는 기계'(The Big Door Prize)는 한국 제작사가 만든 최초의 미국 드라마로, 전 세계 101개국에서 10위권에 진입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영미권에서는 톱3에 올랐으며 흥행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준비중이다.

영화계에서도 CJ ENM은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19년 CJ ENM이 투자·배급한 영화 '기생충'은 국내 영화 사상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하는 등 4관왕에 올랐다.

탄탄한 IP를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도 인기다. Mnet에서 방영된 음악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미국 FOX채널에서 리메이크돼 시즌제로 안착했다. 현재 시즌2까지 방영돼 인기를 얻었고 시즌3 방영을 앞두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미국 NBC채널에서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라는 영제로 방영, 프라임타임에 편성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호텔 델루나' '두번째 스무살' '사랑의 불시착' 등 20여개 국내 작품을 미국 제작사와 공동 기획·개발 중이다.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그룹, 잉크팩토리 등과 3자 협업을 통해 한국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설계자들'(The Plotters) 기획·개발에도 나섰다.


세계 최대 한류 페스티벌 'KCON'… 누적 관객 162만명


미국에서 열린 '케이콘 LA 2023' 케이콘팝업토크 현장. /사진=CJ ENM
북미 시장에서 CJ ENM이 문화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알린 배경엔 11년간 이어온 KCON이 있다. 'World's NO.1 K Culture Festival' KCON(이하 케이콘)은 K팝 쇼에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을 융합한 페스티벌이다.

케이콘은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됐다. 이후 11년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K컬처 전파에 앞장섰다. K팝, K푸드, K뷰티 등 한국 문화를 매개로 전 세계인들이 다채로운 K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마련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케이콘은 한 국가의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페스티벌 모델을 제시한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케이콘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 프랑스, 멕시코, 호주, 태국,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총 9개 국가에서 30회 이상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아시아, 중동, 유럽, 중남미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모은 오프라인 누적 관객수는 162만명을 넘는다.

올해 열린 케이콘은 최다 관객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지난 8월 미국 LA에서 개최된 KCON LA 2023은 1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176개 국가 및 지역에서 유·무료 관객 약 590만명이 케이콘을 찾았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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