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직넘버 1’ KIA 비극 원인이 나성범·최형우·박찬호 부상? 2023년판 헥터와 브룩스가 없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비극 원인이 단순히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의 부상 때문일까.
KIA가 벼랑 끝에 몰렸다.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내주면서 5강 탈락 트레직넘버 1이다. 두산이 4경기를 남겨둔 상황서 사실상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이제 2024시즌 대비를 위해 2023시즌을 차분하게 복기할 때다.
13일 경기만 보면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 최원준 공백이 보였다. 그동안 김선빈,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 등이 중심타선에서 분전했다. 그러나 주전의 절반이 사라진 KIA 라인업을 상대한 투수들은 아무래도 부담이 조금 줄어든 건 사실이었다.
궁극적으로 KIA가 중위권서 치고 올라가지 못한 건 선발야구 부재라고 봐야 한다. 올해 KIA 팀 타율은 0.275, 팀 OPS 0.735로 모두 2위다. 포스트시즌에 못 가면 타선이 안 터져서 못 갔다고 보긴 어려운 이유다.
팀 평균자책점은 4.17로 리그 6위다. 리그 평균 4.15와 비슷하다. 불펜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자책점 3.86으로 리그 3위다. 임기영과 최지민의 발굴, 전상현의 부활이 최대 성과다. 이들과 좌완 잠수함 김대유가 후반기에 살아났고, 원 포인트 이준영도 건재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불안불안해도 22세이브를 따냈다. 이 정도 구성을 갖춘 팀도 찾기 어렵다.
반면 선발은 평균자책점 4.40으로 리그 8위다. 선발이 소화한 이닝이 726이닝으로 6위 밖에 되지 않은 게 더 치명적이다. 퀄리티스타트 45회로 리그 9위에 그쳤다. 이 문제 때문에 불펜투수들도 시즌 중반 이후 에너지 안배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자들이 할 만큼 해도 선발이 무너져 지는 경기도 꽤 나왔다.
결국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양현종은 시즌 막판 맹활약했으나 중반까지 예년과 달리 난조였다.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는 7월에 실패로 판명 났다. 돌아온 토마스 파노니와 마리오 산체스도 시간이 흐를수록 부진했다. 산체스는 팔 부상으로 쉰 시간도 있었다. 원투펀치의 위력이 떨어졌다.
근래 KIA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투수는 헥터 노에시와 애런 브룩스였다. 헥터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46승을 쌓았다. 특히 2017년 20승에 201.2이닝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제대로 기여했다. 브룩스는 불명예스럽게 퇴단했지만, 구위 하나만큼은 손꼽을 만했다. 2020년과 2021년 합계 14승에 평균자책점 2.79를 찍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KIA가 내년에 원하는 성적을 내려면 외국인투수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되도록 구위형을 뽑아 강력한 1~3선발을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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