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배송’ 쿠팡, 대금 정산은 두 달 뒤?…“물건 팔아도, 대출로 비용 충당”
[앵커]
택배 노동자들은 쿠팡을 온라인 플랫폼 유통사업의 선두 주자로 올라서게 한 핵심 경쟁력인 '빠른 배송'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고객을 위해서는 이렇게 빠른 쿠팡이 물건을 공급한 소상공인들에게 판매 대금을 정산해줄 때는 유독 느렸습니다.
정산이 지연돼서 생기는 부담은 고스란히 소상공인 몫이었습니다.
민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팡을 통해 음료수나 통조림을 파는 이 식료품 도매업체는 늘 대금 정산이 걱정입니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 쿠팡이 판매 대금을 너무 늦게 정산해주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11%를 뗀 정산금은 판매로부터 약 한 달이 넘게 지나야 통장에 들어오는데, 이때도 전체 금액의 70% 정도만 입금됩니다.
다음 물건 떼올 돈이 쪼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식료품 업체 대표 A 씨 : "무조건 현금을 입금해야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고 대금이 그때그때 지급이 안 되면 저희가 매입을 못 하는 거죠."]
이 업체는 결국 3년 전부터 은행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물건을 팔았다는 매출 서류를 담보로 잡고 은행에서 그만큼의 돈을 먼저 대출받고, 은행은 플랫폼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받는 구조입니다.
정산만 제때 해줬어도 낼 필요 없는 이자를 내가면서 사업을 하는 겁니다.
[김종민/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 "플랫폼 입점 업체라는 게 대부분이 중소상인들이잖아요. 이분들이 불공정하게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정말 되게 억울한 상황이다…"]
게다가 판매 시점이 아닌 '소비자 구매 확정' 시점이 기준이기 때문에 길게는 두 달 넘게 정산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 측은 최대 정산 기한을 60일로 하는 현행법을 지키고 있다면서도, 연내로 선불정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대출은 KB국민은행에서만 한해 6천억 원 수준.
플랫폼이 더 신속하게 소상공인에게 판매대금을 정산하게 하는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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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희 기자 (j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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