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력 커진 이재명...통합 과제 속 '승자 저주' 경계
[앵커]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이 대표 체제는 한층 더 탄탄해졌습니다.
하지만 내년 총선 레이스에선 이런 상황이 오히려 독이 되는 '승자의 저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옵니다.
박기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한 달 사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습니다.
단식 승부수에도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당내 이탈표가 대거 나오며 구속 기로에 섰다가,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6일) : (구속영장 실질심사 받게 됐는데 한 말씀 해주시죠) ….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실 건가요?) ….]
영장 기각으로 정치 생명이 걸린 위기에서 가까스로 생환했습니다.
이후 여야가 총력을 기울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포인트 넘는 차이로 압승을 거두면서 이 대표와 친명 지도부의 당 장악력은 커졌습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2일) : 이번 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자 새로운 강서구를 바라는 국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남은 과제는 당내 통합입니다.
이 대표는 보선 승리 직후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체포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로 확인된 계파 갈등을 의식해 일단은 통합에 방점을 찍은 거로 해석됩니다.
당장 이 대표가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사퇴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가결파 의원 징계 청원에 어떻게 답할지가 향후 당 운영 방향의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2일, CBS 라디오) : 매당노들하고 어떻게 같이 있을 수 있느냐, 계속 얘기를 할 겁니다. 그러니까 (지도부는) 그걸 좀 이렇게 누그러뜨리다가 또 분위기 봐서 또 거기에 좀 부응하다가….]
친명계 지도부도 징계까지는 지나치다는 기류지만, '감정의 골'까지 쉽게 메워지지는 않는 게 현실입니다.
[장경태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13일, CBS 라디오) : 소신에 의한 표결은 조금 존중하되, 당이 존중하되, 다만 이제 적극적으로 가결해야 된다라고 거의 운동하다시피 한 부분은 전 해당 행위라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워질 거란 우려도 적잖습니다.
[이원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1일, BBS 라디오) : 이기는 당은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돼서 오히려 당의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의 체제에 안주할 가능성이 있죠. 총선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자칫 '사당화 프레임'에 갇히면, 혁신 경쟁에서 밀리고 중도층 표심까지 놓쳐, 내년 총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보궐선거 압승이 여야 대치가 치열한 국면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단기적으로 좋은 신호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균열 없이 단일대오로 내년 총선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조만간 건강을 회복해 당무에 복귀할 이 대표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관측입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YTN 박기완 (kimgs8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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