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관리 못한 내 잘못" 'KKKKKKKKK' 돌아온 두산의 에이스, '등판 無 금메달' 아쉬움 털었다

잠실=심혜진 기자 2023. 10. 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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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담 증세의 우려를 시원하게 날렸다.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이 호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곽빈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12승을 수확했다.

곽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국대 에이스였다. 하지만 그는 1경기, 공 1개도 던지지 못하고 돌아왔다.

등 담 증세 때문이었다.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준비하던 중 증세가 나타났다. 이후 계속 치료를 받으며 나아지길 바랐지만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다행히 류중일호는 금메달을 획득해 금의환향했다.

다만 곽빈은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이제는 두산 곽빈이다. 팀은 여전히 5강 경쟁 중이다. 두산은 현재 5위. 4위 NC(73승2무65패)와는 0.5경기차, 3위 SSG(73승3무64패)와는 1경기차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3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곽빈이 힘을 보태야 할 시간이 왔다. 팀에 합류한 뒤 다시 몸상태를 체크했고, 13일 잠실 KIA전에는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곽빈도 그날을 원했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구위만 좋은 계속 던진다. 아주 미세하게 증상이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에서 못 던지는 상황은 아니다. 빈이가 오늘 괜찮다고 했기 때문에 오늘에 맞춰 준비했다. 좋으리라 믿는다"고 신뢰를 보였다.

두산 곽빈./마이데일리

출발이 좋았다. 첫 타자 김도영을 상대로 150km의 빠른 볼을 펑펑 던졌다. 3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고종욱과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다 이번에도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소크라테스를 151km의 빠른 볼로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회에는 볼넷과 폭투로 2사 2루 위기를 맞긴 했지만 김호령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회 다시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번에는 볼배합을 바꿨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했다. 슬라이더로 김규성과 김도영을 각각 뜬공을 땅볼로 잡은 곽빈은 고종욱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타선의 도움으로 3-0 리드를 안았지만 곽빈도 바로 실점했다. 4회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견제 실책으로 2루로 내보냈다. 이어 소크라테스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 3루에서 이우성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이후 김태군 유격수 땅볼, 변우혁 삼진으로 잡으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5회는 깔끔했다. 첫 타자 김호령을 공 4개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규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김도영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삭제했다.

94개를 던졌지만 곽빈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고종욱과 김선빈을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위력을 과시했다. 소크라테스를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6이닝을 소화했다.

총 10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최고 구속 152km까지 찍혔다. 직구 35개, 슬라이더 54개, 체인지업 8개, 커브 12개를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을 막아냈다.

대표팀 곽빈./마이데일리
대표팀 곽빈./마이데일리

경기 후 만난 곽빈은 "대표팀 합류해서 밸런스가 너무 좋아 '이제 잘 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담 증세가 생기면서 그 밸런스를 잊어버렸다. 오늘 초반에 정말 좋지 않았는데 코치님이 도와주시고 형들이 점수를 내주면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담 증세가 완전히 나아진 것은 아니다. 곽빈은 "100% 다 낫지는 않았다. 미세하게 있긴 하지만 신경쓰고 던질 것은 아니었다. 투구수가 많아 6이닝을 던지고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호투로 두산이 5강 진출에 가까워졌음에도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곽빈은 "슈퍼라운드 중국전부터 대기를 했다. 피칭도 하고 결승전 때는 2회부터 팔을 풀었는데 (문)동주가 다행히 너무 잘 던졌고, 후반에는 필승조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나서지 않았다"면서 "자기 관리를 못한 내 잘 못이다. 앞으로 더 건강한 몸을 만드려고 계속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반성했다.

곽빈에 따르면 담 증세는 홍콩전 첫 경기를 앞둔 2시간 전 시점에 나타났다고. 트레이닝 파트에 얘기를 하니 쉬는 게 좋겠다는 진단이 나와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캐치볼을 소화했는데, 그날 밤 몸살 증세가 나타나면서 더욱 꼬였다. 열이 39도까지 올랐다. 다음 날 담이 풀리는 주사 3방을 맞아도 낫지 않자 휴식일에 또 한번 근육을 찢는 주사를 맞자 그제서야 담이 풀렸다고.

곽빈은 "너무 힘들었다. 모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다녔다. (내가) 아파서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동료, 형들도 괜찮다고 하며 격려를 많이 해줬다"고 감사함도 전했다.

아직 부족하다는 게 많다고 느끼고 왔다는 곽빈은 "이제 조금 마음의 짐을 덜은 것 같다. 다음 대표팀에 뽑히면 정말 그때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다짐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이제 더 큰 무대를 바라본다. 곽빈은 "2년 전 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당연히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산 곽빈./마이데일리
두산 곽빈./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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