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비싸" 캐나다로 눈돌리는 K배터리[이슈속으로]

김도현 기자 2023. 10. 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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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K배터리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미국이 아닌 캐나다로 눈을 돌린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과 같은 배터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세제·행정적 지원이 이들에게 집중돼서다.

신규 북미 투자를 준비하는 대부분 기업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를 유력 후보지로 검토한다.

국내 소재기업뿐 아니라 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들과 한국보다 투자 속도가 늦은 일본의 전동화 기업들의 투자도 캐나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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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K배터리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미국이 아닌 캐나다로 눈을 돌린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과 같은 배터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세제·행정적 지원이 이들에게 집중돼서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인력수급이 용이한 캐나다를 향하는 기업들이 한동안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에 둥지를 튼 국내 주요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BM, 솔루스첨단소재 등이다. 스텔란티스와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합작사(JV)를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양극재 공장이다. 포스코퓨처엠은 GM, 에코프로BM는 SK온·포드 등과 손잡고 퀘벡에 양극재 JV를 짓고 있다. 현지 전지박 공장을 인수한 솔루스첨단소재는 생산량 확대를 위한 증설을 진행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요건이 점차 강화된다. 2028년 북미 3개국 조립·생산 비중이 90% 이상이어야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를 위해선 2027년까지 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주요 배터리 소재의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국내 기업들도 부지를 확정하고 속속 북미 시장 공략 청사진 발표를 준비한다. 신규 북미 투자를 준비하는 대부분 기업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를 유력 후보지로 검토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역내생산을 충족할 뿐 아니라 캐나다 정부의 강력한 세제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IRA를 통해 요구하는 역내생산은 캐나다·멕시코를 포함한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은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주축국이다. IRA보다 먼저 발효된 USMCA도 역내 조달을 강조한다. 내년 기준 65% 이상, 2029년 75% 이상 3개국에서 부품을 조달한 완성차에만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북미 투자를 감행하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캐나다·멕시코 모두 세제 혜택 대상국이지만, 현지 정부가 보장하는 인센티브 규모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치안·환경 때문에 캐나다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국내 소재기업뿐 아니라 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들과 한국보다 투자 속도가 늦은 일본의 전동화 기업들의 투자도 캐나다로 향한다. 유럽의 대표 배터리 브랜드 스웨덴 노스볼트는 지난달 퀘벡주 몬트리올 외곽에 60GWh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1단계 30GWh 규모의 생산라인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그룹의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는 온타리오주에 배터리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일본은 파나소닉과 미쓰비시상사 등이 주도해 캐나다에 밸류체인 전진기지를 설립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영토가 넓더라도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은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면서 "제품 출하와 인력수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완성차·배터리업계가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함에 따라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유치 수요를 상당 부분 메워주고 이에 따른 상당한 혜택을 받게 되면서 후발 투자회사들이 캐나다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미·유럽 전기차 신규 투자가 캐나다에 집중되는 분위기"라면서 "캐나다가 중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광물 의존도를 낮출 기회의 땅으로 캐나다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캐나다 투자 열풍이 계속될 것이며, 이런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멕시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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