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식분리막 1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

최유빈 기자 2023. 10. 1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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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지구촌 뒤덮은 'K' 경제한류 ] ① 공격적인 증설로 분리막 시장 선점한다

[편집자주]대한민국 경제는 언제나 시련과 마주했지만 절대 쓰러지지 않았다. 일제강점기를 극복하고 한국전쟁 폐허를 견디는 동안 선대 기업 경영인들이 일군 탄탄한 경제 성장의 초석은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이를 이어 받은 후대 경영인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를 경제 영토로 확장시켰다. 전 세계의 도움 속에 도약의 땀을 흘렸던 과거를 딛고 이제 지구촌의 리더로 우뚝 서 '오뚝이 대한민국'의 DNA를 만방에 뽐내고 있다. 21세기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대한민국은 오늘도 미래를 향해 성큼 전진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IET
▶기사 게재 순서
①'습식분리막 1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
②현지화로 북미서 존재감 떨치는 현대차
③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 글로벌 톱 '한국타이어'
④CJ ENM, 북미 시장 정조준… '글로벌 콘텐츠 기업' 도약
이차전지 분리막 생산 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세계 무대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엔 북미 진출 교두보로 폴란드공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SKIET는 적극적인 공장 증설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에 대응할 계획이다.


SKIET 폴란드공장, 한국 경쟁력 강화 '교두보' 역할


SKIET는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SKIET 폴란드 실롱스크 1공장의 연간 분리막 생산능력은 3억4000만㎡로 유럽 최대 규모다. 올해 말까지 2공장이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 3·4공장이 운영되면 연산 15억4000만㎡ 규모의 분리막이 생산될 전망이다. 중형 전기차 약 205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실롱스크 1공장의 가동률은 70~75%이며 공정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가동률이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롱스크 1공장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을 생산한다. LiBS는 폴리올레핀(PE, PP) 재질의 막으로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의 접촉은 차단하면서도 수십 나노m(10억분의 1m) 크기의 기공으로 리튬 이온을 통과시켜 전지의 기능을 갖는다.

분리막은 6단계 공정을 거쳐 제작된다. 합성수지 등으로 구성된 고체 상태인 원료 파우더와 오일을 혼합한 뒤 얇게 압축해 원단처럼 말아서
생산한다. SKIET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온도·농도를 찾아 생산력을 극대화했다.

SKIET는 실롱스크 공장을 통해 유럽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SNE리서치는 2025년 유럽 전기차 분리막 수요는 55억50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실롱스크 공장 전체 생산 규모(15억4000만㎡)를 고려할 때 모든 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에는 SKIET가 유럽 지역 내 분리막 전체의 약 30%를 담당할 전망이다.

SKIET는 제품 제조 과정에서 친환경성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1년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인 RE100 동참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물론 폴란드공장은 100% 친환경 전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99%를 재활용해 지난 7월엔 ZWTL(Zero Waste to Landfill) 인증 Gold 등급도 획득했다. SKIET는 2030년까지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웨이스트 제로(Waste Zero)를 목표로 폐기물을 감축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글로벌 1위 소재 기업 도약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분리막 생산공장 전경. /사진=SKIET
SKIET는 2004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LiBS 생산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2005년 청주공장을 준공하고 LiBS 1호기가 첫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2007년엔 세계 최초로 축자 연신 공정을 완성했으며 5마이크로미터(μm) 박막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국내 12개 생산 라인과 폴란드와 중국 등 해외 공장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용 내열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SKIET는 분리막 중에서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습식 분리막은 화학 공정을 통해 제작돼 전기차와 IT 제품의 배터리에 활용된다. 건식 분리막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높은 에너지 밀도를 통해 안정성과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건식 분리막은 기계적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 시내버스 등에 쓰인다.

최근 전기차에 주력으로 탑재되는 배터리는 9㎛ 내외의 얇은 분리막이 주로 탑재된다. 해당 기술은 높은 에너지 밀도로 고온 및 고압력 아래서도 안정적으로 기능하는 게 핵심이다. 높은 기술 난이도가 요구되며 대규모 자본력이 동원돼야 해 고품질의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과 일본, 일부 중국 업체 6곳 정도다.

SKIET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2946억원)의 99.93%를 LiBS로부터 창출했다. 판매 방식별로는 내수 266억원, 수출 203억원, 해외법인 판매 2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방산업인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SKIET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SKIET가 올해 2분기 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2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금융정보기업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IET는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70억원, 1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IET는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전체 매출액의 6%인 336억원, 359억원을 연구비로 지출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의 5%에 해당하는 133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 기대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 미국은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기업들의 탈중국을 독려하는 IRA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SKIET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에 포함된 분리막은 일정 비율을 북미에서 생산, 조립하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비율은 2024년 이전 50%에서 2025까지 60%, 2026년 70%, 2028년 90%, 2029년 100%로 지속해서 확대된다. 2024년부터는 우려 외국기업에서 생산, 조립된 부품 사용 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북미지역 분리막 수요는 SKIET 등 한국 기업으로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용 LiBS 분리막 시장은 출하 면적 기준으로 지난해 8억5000만㎡에서 2030년 91억8000만㎡까지 연평균 35%씩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폴란드 실롱스크 2공장은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상당 부분 물량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SKIET는 SK온, 선우다(Sunwoda) 등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부터는 신규 고객 사향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롱스크 3·4공장이 새로운 판매처의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SKIET 관계자는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교통망이 잘 발달한 폴란드에 공장을 건설한 뒤 해외영업도 강화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해 글로벌 이차전지 분리막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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