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높은 상품성에 탄탄한 기본기… 혼다 CR-V

박진우 기자 2023. 10. 14.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혼다 CR-V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여러 시장에서 도요타 라브4와 경쟁한다. 높은 상품성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혼다 CR-V는 회사의 주요 수익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혼다가 수입차 최초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일본차는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 분야에서 도요타와 혼다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지향점은 살짝 다르다. 도요타가 효율의 극대화를 노린다면 혼다는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운전의 재미까지 놓치려 하지 않는다. 혼다가 6세대 CR-V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했다. 비오는 날 경기 가평군 일대에서 이 차를 시승했다.

외관은 최신 혼다 디자인이다. 무난하면서 튀지 않는 선들로 구성됐다. 혼다는 최근 모든 차급에 통일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육각형 그릴 한 모서리에 헤드램프를 잇고, 그릴 하단 공기흡입구의 디자인을 강인하게 표현하고 있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옆면은 90년대 출시된 1세대 구형 CR-V의 느낌이 살짝 난다. 반듯한 박스카의 형태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은 과거 디자인을 신형에 적용하고 있다. 6세대 CR-V 역시 이 흐름을 타고 있다. 뒤쪽은 혼다를 상징하는 세로 리어램프가 눈에 확 들어온다. 트렁크는 문이 커 실용성이 좋다.

디자인 효과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차체 크기가 커 보인다. 이 차의 크기는 길이 4705㎜, 너비 1865㎜, 높이 1690㎜, 휠베이스(앞뒤 바퀴 중심 간 거리) 2700㎜다. 경쟁차 라브4에 비해 105㎜ 길고, 10㎜ 넓다. 실내 공간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도 10㎜ 길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실내는 넓어 보이는 수평 구조다. 다만 외관이 잘 정돈된 것과 다르게 다소 어수선한 점이 아쉽다. 디지털을 강조하는 요즘 추세와 달리 어딘지 뒤떨어진 느낌이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키웠지만, 첨단의 분위기는 아니다. 기어 레버는 높게 솟았다.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지만, 디자인만 보면 과거의 느낌이다.

실내 각 소재는 저렴해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약간의 재미를 준 부위도 있다. 그물망 디자인의 송풍구가 그렇다. 검은색 일색의 실내 색상은 약간 답답한 느낌이지만,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공간은 여유롭다. 적재 공간은 기본 1113ℓ(리터)로, 뒷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두배 이상인 2166ℓ로 넓어진다.

CR-V는 최고 147마력, 최대 18.6㎏f.m을 내는 2.0ℓ 가솔린 엔진에 최고 184마력, 최대 34.0㎏f.m의 힘을 갖춘 2모터 시스템을 조합한다. 가솔린 엔진이 주를 이루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조금 더 전기차다운 느낌으로 운전할 수 있다. 두 개의 모터는 각각 엔진 옆에서 발전과 구동 역할을 한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변속기는 전자식 무단변속기(E-CVT)로, 신형은 고속과 저속으로 클러치를 구분해 효율적인 주행을 추구한다. 가속과 감속을 오가는 질감이 상당히 뛰어나 편안하게 운전하기 좋다.

도로 사정이 우리나라보다 나쁜 북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승차감이 좋다. 차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이나 소음을 잘 걸러내 엉덩이와 허리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인다. 운전대 뒤 레버를 통해 회생제동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1~4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페달 하나로 가고 서는 원페달(one pedal) 주행을 할 수 있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이날 꽤 많은 비가 내려 도로가 미끄러웠음에도 CR-V는 안정적인 거동을 보였다. 차의 방향을 틀 때도 진중하게 움직인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활용해 부분 자율주행을 하는 혼다 센싱(Sensing·센서를 이용해 주변 환경의 상태나 움직임 등을 감지하고 측정하는 기술)은 완성도가 크게 올라온 모습이다.

혼다는 기본에 충실한 차를 만드는 데 능한 회사다. CR-V 역시 과거부터 쌓아온 기본기가 돋보였다. 일본차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평이 있지만, CR-V는 자동차의 진짜 가치가 화려함보다는 완성도에 있다고 강조하는 듯하다. 가격은 5590만원. 경쟁차 도요타 라브4보다 100만원 저렴하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