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뜨거운 이정후 영입전…고척 찾은 SF에, '명문' 양키스도 관심

권혁준 기자 2023. 10.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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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단장, 이정후 홈 최종전 방문…'성적 부진' 양키스도 참전 전망
'빅리거' 김하성·배지환도 기대…"이정후 실력은 조언할 것 없어"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키움 이정후가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나서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키움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아직 KBO리그 정규시즌이 다 끝나지 않았고, 메이저리그도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10월. 하지만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지난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 경기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두 팀의 경기였음에도 이목이 쏠린 이유는 다름 아닌 이정후 때문이었다. 지난 7월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이정후는 시즌 홈 최종전이던 이날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이정후가 출전을 고집한 것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당분간은 키움 홈팬들과 마주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작별 인사', 더 크게는 'KBO리그 고별전'일 수도 있는 경기였다.

키움팬들은 그동안 맹활약을 펼친 이정후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관중석에서 눈에 띈 인물은 다름 아닌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단장이었다.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고, 관중들과 함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스카우트도 아닌 단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다. 구단 인사 총책임자가 자신의 눈으로 직접 이정후의 모습을 보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현지 매체를 통해 "이정후와 일본 프로야구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의 영입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이 역시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미 수 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기량을 검증했고 부상에서 회복하면 기대치를 충족해줄 것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도 이정후에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최근 기사에서 "양키스는 확실히 FA 시장에서 이정후를 지켜볼 것"이라며 "그들은 이정후를 스카우트 했다. 탄탄한 수비와 함께 삼진보다 많은 볼넷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홈런이 많지는 않지만 양키스타디움의 짧은 펜스(담장)거리를 생각하면 크게 꺼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2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양키스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치면서 2016년 이후 7년만에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 전력 보강을 노리는 상황이다.

키움 이정후.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더구나 이번 오프시즌에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제외하면 야수 부문에선 대형 FA가 눈에 띄지 않는다. 투타 겸업인 오타니는 접근 규모 자체가 다른만큼, 야수진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이정후를 탐낼 수 있다.

'완전 FA'가 아니기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이적료가 발생하지만, 양키스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빅마켓' 구단이라면 그 정도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수준이다.

이 외에 김하성(28)의 소속팀으로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이정후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지속되고 있다.

먼저 자리를 잡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절친한 동료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 가능성에 기대감을 보였다.

시즌을 마친 뒤 지난 11일 나란히 귀국한 김하성과 배지환의 스탠딩 인터뷰에선 이정후에 대한 질문이 줄을 잇기도 했다.

키움 시절 한 팀에서 뛰었던 이정후(왼쪽)와 김하성(오른쪽). /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김하성은 "(이)정후에게는 조언할 게 없다. 워낙 완성형에 가까운 선수이기 때문"이라면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고 적응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 수비, 주루 다 되는 선수기 때문에 외국 선수들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면서 "어느 팀으로 가는 지는 중요하지는 않다. (이)정후가 잘 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배지환도 "(이)정후형은 이미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다. 야구 쪽으로는 내가 말할 것이 없고 오히려 배워야 한다"면서 "빅리그에서 뛰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아도 알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 있다보면 한국 선수가 별로 없어서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아지면 좋은데 (이)정후형도 좋은 계약으로 미국에 왔으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1년 전 일찌감치 '빅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 그리고 1년간 그를 지켜본 빅리그 팀들.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후의 '메이저리거' 꿈은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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