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어린 선수는 없다..꿈을, 목표를 갖고 늘 발전하라” 이정후가 후배들에게
[문학(인천)=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정후가 후배들에게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키움 히어로즈는 10월 1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최종전을 가졌다. 다른 팀들은 아직 시즌을 마치지 않았지만 우천 취소 경기가 가장 적었던 키움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모두 마쳤다.
올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이정후의 시즌도 끝났다. 발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한 이정후는 시즌 최종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팀과 동행하며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원정을 함께했다.
이미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정후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상황. 이정후가 내년 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할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다. 팀을 떠나는 이정후는 키움에 남은 동료들, 후배들에게 응원과 조언을 남겼다.
특히 이정후는 후배들을 향해 "꿈을 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팀 후배인 박찬혁과 아시안게임 경기를 본 것이 화제가 되기도 한 이정후는 "나는 야구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야구를 볼 때 '내가 저 상황이라면'을 생각하면서 본다. 내가 저기 있었다면 어떻게 할까, 저 투수가 어떤 투수고 어떤 공을 던지니까 나였으면 이런 카운트에서는 어떻게 칠까 등을 생각하면서 본다"며 "그런데 (박)찬혁이는 야구를 그냥 보는 것 같더라"고 웃었다.
이정후는 "같은 야구선수인데 누구는 저기(대표팀)에 있고 누구는 여기에 있다. 그래선(당연해선) 안된다. 동생들이 야구를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는 팬이 아니라 야구 선수다. 동료들, 선배들이 다 나가서 뛰고있는데 나는 여기서 TV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뭔가 (느낌이)오지 않느냐"며 "다들 학생 때는 청소년 대표팀도 같이하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성인이 돼서 '저 선수는 나보다 잘하니까' 이런 생각을 갖고 보는게 아니라 '나도 열심히 해서 저 자리에서 같이 뛰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늘 높은 곳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또 이정후는 나이를 핑계로 삼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매년 신인이 많이 들어온다. 프로는 신인이 들어오면 그만큼 또 누군가는 나가야 한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후배들도 더는 자신들이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우리 팀에서 '어려서 실수한다'고 해도 되는 것은 1군에 처음 올라온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은 정말 몇 명을 제외하면 이제 그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프로는 나이로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몇몇 선수들은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받고 야구를 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은 '나는 어리니까 실수해도 괜찮아' 할 단계가 지났다. 내년부터는 정말 작은 실수 하나하나도 가볍게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발전한다. 실수해도 되는 단계는 지났다. 좋은 선수가 되려면 그런 것들을 줄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강정호부터 시작해 박병호(현 KT), 김하성에 이제는 이정후까지 키움은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이다. 이정후는 "나도 지금 동생들 나이일 때는 내가 해외 무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며 "하성이 형고 내가 있었고 앞으로 (김)혜성이, (안)우진이도 남았다. 많은 선수들이 그런 형들을 보며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어떻게 훈련하는지도 보고 목표가 있으면 행동이 달라진다. 행동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더 부지런하게 더 많이 훈련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들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언했다.
이정후는 비록 자신이 떠나도 키움이 다시 강팀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정후는 "올해는 사실 다 못했다. 혜성이 빼고는 다 못했다고 봐야한다. 올해 마무리캠프부터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선수들이 '개인이 강해지면 팀은 당연히 강해진다'고 생각하고 훈련을 했으면 한다. 나도 매년 그렇게 해왔다. 야구가 팀 스포츠지만 내가 강해져야 팀에 도움도 되는 것이다. 또 내가 발전해야 나도 좋은 것 아닌가.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보내려면 마무리훈련부터 내년을 바라보며 잘 준비해야 한다. 다들 자기 하기에 달렸다"며 "충분히 우리 팀은 내년에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반등할 것이다"고 말했다.
1997년생인 이정후와 김혜성이 '고참급'일 정도로 키움은 어린 팀이다. 유망주가 많은 만큼 잠재력이 크지만 올시즌 키움은 '잠재력이 있다'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연 키움의 유망주들이 떠나는 이정후의 조언을 새기고 내년 기량을 꽃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이정후/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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