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군단의 좌절'… '부상병동' KIA의 가을야구가 멀어진다[초점]

김영건 기자 2023. 10.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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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6위 KIA 타이거즈가 5위 두산 베어스에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발 더 멀어졌다.

KIA 김종국 감독. ⓒ스포츠코리아

KIA는 13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6위(71승2무69패)에 머무른 KIA는 두산과의 경기차가 3경기차로 벌어지게 됐다.

이날 KIA는 경기 초반부터 두산에 끌려갔다. 잘 던지던 우완 선발투수 김건국이 3회말 2사 후 허경민에게 볼넷으로 첫 출루를 허용했다. 후속타자 정수빈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고 2사 1,2루에 몰렸다. 위기에서 조수행에게 1타점 2루수 내야안타를 헌납하며 선제 실점을 당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호세 로하스의 2타점 우전 2루타마저 나왔다. KIA는 3회에만 3실점을 내주며 두산에 0-3으로 뒤처졌다.

일격을 맞은 KIA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회초 선두타자 김선빈이 중전 안타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곧바로 곽빈의 송구 실책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이우성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때리면서 KIA가 1-3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KIA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결국 KIA는 남은 이닝 동안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두산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는 5위 두산에 2경기차 뒤진 6위에 자리했다. 만약 이날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단 1경기차로 추격이 가능했다. 하지만 KIA는 이날 패배로 두산과 3경기차로 멀어졌다.

현재 KIA는 잔여 경기 2경기가 남았다. 남은 경기 수가 적기에, 자력으로 순위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KIA에게 남은 수는 단 하나다. 두산이 남은 4경기에서 다 지고 KIA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긴다는 가정이다. 이렇게 되면 와일드카드 진출전을 두고 두산과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 시나리오 성립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KIA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수많은 부상이 KIA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올 시즌 KIA는 연이은 부상 악재에 직면했다. 먼저 '타선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나성범이 빠졌다. 나성범은 지난달 19일 LG전 주루 과정 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우측 햄스트링 손상이 발견된 나성범은 약 10~12주의 재활 소견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됐다.

또 다른 중심타자 '베테랑' 최형우도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형우는 지난달 24일 kt wiz전에서 1루 주루 중 상대 1루수 박병호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 왼쪽 어깨를 부여잡은 최형우는 결국 좌측 쇄골 골절 및 견쇄관절 손상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나성범(왼쪽)과 최형우. ⓒ스포츠코리아

나성범과 최형우가 빠지면서 KIA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가벼워졌다. 나성범은 부상 전까지 타율 0.365 출루율 0.427 장타율 0.671 OPS(출루율+장타율) 1.098로 맹타를 휘둘렀다. 18홈런으로 빼어난 장타력도 과시했다. 최형우 역시 타율 0.302 출루율 0.400 장타율 0.487 OPS 0.887로 활약했다. 그러나 나성범과 최형우는 5강 경쟁이 치열한 순간에서 부상으로 시즌을 마쳤다. 타선을 이끌었던 2명의 이탈로 KIA는 공격의 '차포'를 모두 잃었다.

KIA에 닥친 불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3할 유격수' 박찬호마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박찬호는 지난 4일 kt wiz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팔뚝에 사구를 맞고 쓰러졌다. 검진 결과 왼손 척골 골절로 시즌 아웃됐다. 박찬호가 올 시즌 주로 리드오프로 나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기에 이 부상은 KIA에 더 치명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여했던 최원준마저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 손상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한 달 동안 KIA는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 최원준 등 팀의 주전 타자 4명을 부상으로 잃었다. '역대급 불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박찬호(왼쪽)와 최원준. ⓒ스포츠코리아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즌 막판, 매 경기가 중요한 시점에서 부상자의 등장은 치명적이다. 한 선수의 빈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순간에 KIA는 무려 4명의 부상자를 마주했다. 아직 KIA는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로선 '부상병동' 호랑이군단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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