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6골' 손흥민, '9월 이달의 선수' 선정+엔제는 '이달의 감독' 수상...2017년엔 포체티노와 함께→6년 만에 감독과 '공동' 수상

한유철 기자 2023. 10. 1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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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트넘 훗스퍼
사진=90min

[포포투=한유철]


손흥민이 6년 만에 감독과 함께 '이달의 XX'에 선정됐다.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9월 이달의 선수를 선정했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리그 4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토트넘 훗스퍼의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단순히 골만 많이 넣은 것이 아닌, 토트넘의 골칫거리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활약상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쟁자는 쟁쟁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자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페드루 네투(울버햄튼 원더러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사진=스카이 스포츠

살라는 더욱 농익은 모습을 보여줬다. 9월 첫 경기인 빌라전에서 한 골을 넣은 그는 울버햄트전에선 '특급 도우미'로서 활약하며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어진 웨스트햄전에서 1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9월 4경기에서 2골 2어시스트를 올렸다.


알바레스는 자신이 엘링 홀란드의 경쟁자임을 증명했다. 풀럼전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에 크게 일조했고 웨스트햄전에선 2어시스트를 올리며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선 침묵했지만, 울버햄튼전에선 환상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홀란드가 침묵한 상황에서 알바레스의 존재는 맨시티에 큰 도움이 됐다.


보웬 역시 9월에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9월 첫날에 펼쳐진 루턴 타운전에서 1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리버풀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선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트리피어는 명단에 오른 선수 중 유일하게 수비수다. 포지션 특성에 의해 득점 기록은 없지만, 세필드전에선 홀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8-0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이외에도 탄탄한 수비력과 후방 플레이 메이킹으로 전술적인 핵심이 됐다.


왓킨스는 9월 마지막 날에 폭발한 케이스다. 리버풀, 크리스탈 팰리스, 첼시전에선 3경기 1골에 그쳤지만 브라이튼전에서 해트트릭을 포함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이 활약 하나만으로 그는 9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라갈 자질을 보여줬다.


아마 손흥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을 것이다. 네투는 9월 한 달 동안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팰리스전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리버풀전에서도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로 황희찬의 득점을 도왔다. 루턴전에서 1골을 기록,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하더니 맨시티전에선 상대 수비를 농락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4경기 1골 3어시스트. 공격 포인트는 다소 부족하지만, 임팩트 하나만큼은 엄청났다.


하지만 이들 모두 손흥민을 넘어설 순 없었다. 공격 포인트와 임팩트, 클럽 내 존재감 등 많은 부분을 고려했을 때 손흥민의 역할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9월 첫 경기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8월에 펼쳐진 3경기에선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으며 직접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조율에 신경을 썼던 손흥민. 번리전에선 히샬리송을 대신해 원 톱으로 출전했고 특유의 스피드와 침투, 골 결정력을 발휘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신입생' 제임스 메디슨과의 호흡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셰필드전에서는 침묵했지만, 이는 이어지는 2경기를 위한 '기 모으기'에 불과했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손흥민은 멀티골을 올렸다. 이 두 골은 모두 중요한 시점에 터진 것이었다. 또한 이 장면에서도 그의 장점이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리버풀전에서도 그의 역할은 대단했다.


이번 수상으로 손흥민은 개인 통산 네 번째 '이달의 선수'를 거머쥐게 됐다. 2016년 9월,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2017년 4월과 2020년 10월에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3년 만에 다시 한 번 영광을 안은 손흥민은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실 이번 '오피셜'은 다소 김이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발표 전, 손흥민의 수상이 사전 유출됐기 때문. 축구 게임 'FC24'의 정보를 전달하는 'FIFA naticos'가 유출한 내용에서 손흥민은 이미 9월 이달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전체적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한 대런 벤트는 손흥민을 톱으로 활용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가운데에 손흥민을 배치하다니. 정말 적절한 선택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 역시 'SON톱'을 높게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과거 토트넘을 지도했던 콘테 감독과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스트라이커가 아닌 왼쪽 윙어라고 못 박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감독과 달리 손흥민의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했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에 매체는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났다"라고 평가했다.


극단적인 평가도 있었다.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한 바카리 사냐는 토트넘이 우승 경쟁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는데, 그 이유가 손흥민 외에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손흥민이 토트넘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성으로도 손흥민은 극찬을 받았다. 지난 루턴전에서 손흥민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끝낸 손흥민은 마이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블에 '살포시' 내려 놓았고 이를 본 팬들은 칭찬을 쏟아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들은 "그가 얼마나 젠틀한지 보여주는 부분", "존중이 드러나는 행동이야!", "라이벌 팀이지만, 나는 이 선수를 사랑해. 정말 쿨하고 침착해"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리오 퍼디난드 역시 손흥민이 떠난 후, "정말 멋진 남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TNT 스포츠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손흥민은 리더십까지 완벽했다. 이번 시즌, 케인을 대신해 '캡틴'이 된 그는 경기장 안팎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신입생들이 팀에 잘 녹아들도록 했으며 어린 선수들에겐 큰 귀감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혜안이었다. 그는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진정한 리더십이 뭔지 보여준다. 거의 모든 그룹에 섞여 있다. 단순히 그의 인기 때문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주장직을 맡고 있으며 정말 오랫동안 한국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놀랍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 내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달의 선수를 배출한 토트넘엔 겹경사가 발생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달의 감독에 선정된 것. 지난달에도 '이달의 감독'을 수상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려 두 달 연속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은 9월에 펼쳐진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흐름을 이어갔고 특히 아스널과 리버풀 등 강호를 상대로 1승 1무를 올리는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긴 했지만, '빅 리그 경험'이 전무했기에 많은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제대로 이끌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몇몇 팬들은 그의 부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완벽한 선택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천명했고 지금까지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조세 무리뉴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수비 축구'에 질린 토트넘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보여준 화끈한 축구에 열광했다.


동시에 토트넘의 오랜 골칫거리를 해결했다. 바로 수비 안정화.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라는 탄탄한 센터백 듀오를 구축한 토트넘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까지 합심해 '완벽한' 수비 삼각 편대를 만들었다. 리그 8경기에서 8실점. 지난 시즌엔 거의 경기당 '2실점'의 실점 비율을 보여줬지만, 이번 시즌엔 그 수치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토트넘의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또 있다. 지난달엔 '이달의 선수'로 제임스 메디슨이 선정됐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메디슨은 단숨에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이후 지오반니 로 셀소, 탕귀 은돔벨레 등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토트넘은 여러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모두 실패에 그쳤다.


그러나 메디슨은 달랐다. PL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답게 존재 하나만으로 토트넘의 팀 컬러를 완전히 바꿨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 시즌까지는 토트넘 내에서 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전진 패스와 전환 패스를 시도했다. 손흥민과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8월에 펼쳐진 3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 메디슨은 리그의 주인공이 됐다.


신기한 기록도 있다. 손흥민이 소속팀 감독과 함께 '이달의 XX'에 선정된 것이 6년 전에도 발생한 것.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2017년 4월,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고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달의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손흥민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2015-16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그는 로테이션 자원으로 전락하며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2016-17시즌 주전으로 도약하며 토트넘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것이 가장 잘 나타난 시기가 4월이었던 것. 손흥민은 리그 7경기에서 무려 5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4경기에서 토트넘은 4연승을 질주했다.


이달의 감독 주인공은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토트넘은 4월에만 무려 6경기를 치렀는데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비기지도 않았다. 번리전 승리를 시작으로 초석을 다진 토트넘은 아스널전 승리로 마지막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이달의 선수와 감독을 동시에 배출했던 토트넘은 2016-17시즌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당시 첼시와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고 무려 승점 86점을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올랐다. 이는 PL 출범 이후, 토트넘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였다.


6년 만에 이달의 선수와 감독을 동시에 배출한 토트넘. 이번 시즌엔 무려 두 번 연속 같은 영예를 안았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이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2016-17시즌 이후, 가장 '우승'에 가까운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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