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주가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임직원 구속영장…신뢰 추락 기로
경쟁 상대 하이브 공개매수 방해 목적
2400억 투입해 시세조종 혐의
금감원 특사경, 영장신청…檢 청구
대상서 김범수 창업자 제외…계속수사 가능성
피의자들은 "시세조종 없었다" 부인
대형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경쟁 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 방식까지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임직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들은 시세조종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윗선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카카오로선 기업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대형 악재에 직면한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배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피의자들은 지난 2월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 원을 투입,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에스엠 주식에 대한 대량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특사경은 파악했다. 자본시장법상 본인과 그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되면 이를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보고해야 한다.
앞서 하이브는 올해 2월 경영권 인수 목적으로 에스엠 보통주 최대 595만 1826주(지분율 25%)를 주당 12만 원에 사들이기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에스엠 주가가 12만 원을 뛰어넘으면서 하이브는 23만 3817주(지분율 0.98%)밖에 사들이지 못한 채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공개매수 마감일이었던 2월28일 에스엠 주가는 12만 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카카오는 매수 가격 15만 원을 제시하며 3월에 에스엠 공개매수에 나선 결과 지분 39.87%(카카오 20.76%, 카카오엔터 19.11%)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런 과정에서 하이브는 에스엠 주가가 자신들이 제시한 공개매수가 위로 급등한 배경엔 불법적인 주가 부양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이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냈다. 여기엔 공개매수 기간 중 에스엠 주가가 13만 3600원까지 치솟은 2월 16일에 특정 기타법인이 해당 주식을 60만주 넘게 대량 매입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법인이 카카오 쪽 우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카카오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이복현 금감원장도 "위법이 확인되면 법과 제도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한을 사용해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감원 특사경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이 사건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서울남부지검에 넘김에 따라 검찰 지휘를 받아 시세조종 의혹을 조사하며 카카오·카카오엔터, 에스엠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 8월10일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번 영장 청구 대상에서 김 창업자는 빠졌지만, 향후 관여 여부를 따지는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금융권에 적지 않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쪽에선 혐의를 정면 부인하는 입장이 나왔다. 피의자 변호인 측은 "하이브와의 에스엠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주식 매수였으며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며 "하이브나 에스엠 소액주주 등 어떤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피해를 준 바가 없음에도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건 유감이다. 영장 혐의 사실 관련해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금감원 쪽에선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이복현 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한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8일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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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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