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부족했는데" 日 165km '괴물' CS 1차전 출격! '사사키 vs 야마모토' 역대급 매치 성사되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시간이 맞춰 도움이 됐다"
치바롯데 마린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라쿠텐 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맞대결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치바롯데는 라쿠텐전 승리로 올해 70승 5무 68패 승률 0.5072를 기록하게 되면서 3위로 A클래스(1~3위)에 합류하게 된 소프트뱅크 호크스(승률 0.5071) 1모 차이로 따돌리면서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손에 넣게 됐다. 이로써 치바롯데는 14일부터 홈구장인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소프트뱅크와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일정을 소화한다.
치바롯데가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최고 '165km'의 괴물같은 공을 뿌리는 사사키 로키가 퍼스트스테이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일본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는 투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으나, 요시이 마사토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했다.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등 20경기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성적을 남긴 사사키는 올해 1군 엔트리에서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퍼펙트게임은 아니지만, 큰 임팩트를 남겼던 사사키가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의 '물집'이 말썽을 일으킨 탓. 사사키는 이로 인해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두 번째 원인은 지난 7월 24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왼쪽 내복사근이 파열된 까닭. 사사키는 평소 100구를 넘게 던짐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기에서는 6이닝 93구로 경기를 마쳤는데, 검진 결과 내복사근이 파열된 부상을 당했다. 당초 사사키는 '시즌 아웃'이 전망됐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9월 기적적으로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점차 투구수를 늘려가던 중 이번에는 세 번째 원인이 발생했다.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 발생한 '집단 발열' 때문이었다. 사사키는 9월 24일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발열 증세로 1군에서 제외됐다. 당시 사사키는 '특례 2023'이라는 제도를 통해 1군에서 제외됐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선수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특례 2023'은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을 경우에는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10일이 지나지 않아도 1군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사사키는 끝내 시즌 막판까지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현시점에서는 14일부터 진행되는 소프트뱅크와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등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지난 10일 요시이 감독은 사사키에 대해 "이제 던질 수 있게 됐다는 느낌"이라면서도 "본인의 생각과 몸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사키가 포스트시즌에 등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령탑의 눈에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철저하게 관리해왔던 만큼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가능성은 열어뒀다. 요시이 감독은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안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고, '스포츠 호치'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등판은 불투명한 상황", '데일리 스포츠'는 "현재 클라이맥스 시리즈 복귀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사키의 등판 가능성을 낮게 점쳤던 것.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는 지난 12일 불펜 피칭을 실시, 상태 점검을 마쳤다. 이후 요시이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사키가 소프트뱅크와 1차전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13일 최종적으로 사사키가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소프트뱅크전에 출격하게 됐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요시이 감독은 "선발 투수가 부족했는데, 시간에 맞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사키를 앞세워 치바롯데가 파이널스테이지 무대를 밟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일본프로야구를 떠나기 전 마지막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사사키와 야마모토는 지난 4월 14일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한차례 맞대결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사사키는 7이닝 동안 투구수 105구, 1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야마모토는 6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 사사키가 시즌 2승째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야마모토는 올해 23경기에 등판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을 마크,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초' 3년 연속 투구 4관왕(다승, 승률, 탈삼진, 평균자책점)을 확정지었다. 사사키와 야마모토의 맞대결을 볼 수 있을까. 일단 사사키가 14일 소프트뱅크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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