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대 정원 1000명 늘린다...2025년 대입부터 적용 추진
정부가 의대 정원을 1000명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정원 확대는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적용되며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에 묶여 있는데 17년 만에 대폭 증원하는 개혁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의대 증원 규모와 확대 방식, 연도별 확대 일정 등을 다음 주 공개한다. 애초 정부는 2000년 의약 분업으로 줄었던 의대 정원 351명(10%)을 원상 복구하거나, 정원이 적은 지방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500여 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의사 부족이 심각해 지방 의료는 붕괴 직전이고, 필수 의료(소아과·외과·응급의학과 등) 분야는 지원자가 없어 환자들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속출하면서 대폭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2035년이면 부족한 국내 의사가 1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문가 보고서를 받았다”며 “의사 양성에는 10년이 걸린다”고 했다. 2025학년도부터 1000명씩 더 뽑으면 2035년에 1만명이 된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1000명 증원을 시작으로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급증해 의사 부족이 더 심각할 경우 의대 증원도 1000명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취지다. 2020년 기준 국내 의대 졸업자는 인구 10만명당 7.2명으로 OECD 평균인 13.6명의 56% 수준이다. 의대 졸업자는 OECD 최하위권이지만 의사 수입은 OECD 최상위권이다.
정부는 의사 부족이 심각한 지방의 국립대 의대와 소규모 의대 중심으로 정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은 인구 1만명당 의대 정원이 0.87명, 부산은 1.02명이지만 경기는 0.09명, 인천은 0.3명에 그친다. 성균관대 의대는 서울삼성병원, 울산의대는 서울아산병원이란 대형 병원에서 수련할 수 있는데도 의대 정원은 각각 4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등은 의대 증원을 강하게 반대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입 준비생이 대거 의대로 몰리면 ‘의대 열풍’이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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