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식중독 우려 높은 교실 배식, 전국 평균 8%인데 서울 초교는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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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학교의 30%, 경기 초등학교의 25%가량은 식당이 없어 학생들이 교실에서 급식을 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초등학교는 교실 배식만 하는 비율이 24.7%, 식당 배식을 병행하는 경우까지 합치면 29.5%였다.
학교 급식 위생 연구 사례를 보면 교실 배식은 식당 배식에 비해 위생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경기 학교에 교실 급식이 많은 이유는 지역 특성상 도심지에 위치한 학교가 많아 식당을 조성할 만한 여유 공간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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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식당 조성할 공간 부족한 탓
음식 이동 중 오염 등 위생문제 우려
서울 초등학교의 30%, 경기 초등학교의 25%가량은 식당이 없어 학생들이 교실에서 급식을 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교실 배식'을 운영하는 학교 비율이 8%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교실 배식은 식당 배식에 비해 위생 수준이나 학생 만족도가 떨어져 교육당국도 학생 식당 확충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학교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은 수도권에서는 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13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초·중·고교 배식 현황에 따르면, 전국 1만1,878개 학교 중 교실 배식을 운영하는 학교는 935개(7.9%)였다. 이 가운데 735개교는 교실에서만 배식이 이뤄지고, 나머지 200개교는 교실 배식과 식당 배식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학교의 소재지는 대부분 서울(276개교)과 경기(532개교) 지역이었다. 광주 전남 울산 세종 충북 제주 등 6개 시도는 교실 배식을 하는 학교가 한 곳도 없었고, 경북(10개교) 강원(9개교) 전북(8개교) 충남(4개교) 경남(4개교) 대전(1개교)은 10곳 이하였다.
수도권의 교실 배식 학교 중에는 초등학교 비중이 높았다. 서울은 전적으로 교실 배식만 하는 초등학교가 전체의 29.5%였고 부분적으로 교실 배식을 하는 학교까지 합치면 그 비율이 36.8%에 달했다. 경기 초등학교는 교실 배식만 하는 비율이 24.7%, 식당 배식을 병행하는 경우까지 합치면 29.5%였다. 수도권 중학교 또한 교실 배식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학교가 서울 9.5%, 경기 17.7%로 전국 비율을 웃돌았다. 다만 고등학교는 해당 비율이 서울 0.6%, 경기 3.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학교 급식 위생 연구 사례를 보면 교실 배식은 식당 배식에 비해 위생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실린 논문 '학교식당 및 교실 배식 과정 전후 미생물 오염에 관한 연구'는 교실 배식은 조리된 음식을 교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미생물 오염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0년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실린 논문 '중학교 학교급식의 식당과 교실 배식의 급식 만족도와 위생 상태 비교'에서도 교실은 식당에 비해 탁자나 배식대의 세균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학교에 교실 급식이 많은 이유는 지역 특성상 도심지에 위치한 학교가 많아 식당을 조성할 만한 여유 공간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초등학교는 1990년대 후반 중고교보다 먼저 급식이 전면 도입되면서 미처 식당이 확보되지 않은 채로 급식이 시행된 영향이 크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에 급식이 도입될 당시, 도심지 학교는 공간 부족으로 식당 없이 조리실만 학교 뒤쪽 공간에 따로 지었다"며 "노후 학교를 리모델링하거나 체육관을 신설할 때 식당과 급식실을 같이 짓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급식실이나 학생 식당을 증축하면 운동장 면적이 좁아져 증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휴 교실을 리모델링해서 식당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학습과 급식 공간의 분리는 학생들의 기본권"이라며 "서울, 경기 등 식당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지역은 시설 증개축이나 리모델링 등 대안을 속히 모색해 위생적인 급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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