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마을의 희망

오종찬 기자 2023. 10.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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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Oh!컷]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쉬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컨테이너 주택단지 내 놀이터에서 입주민 어린이들이 활짝 웃으며 뛰어놀고 있다. 이 컨테이너 단지는 총 2300여 개의 컨테이너에 1만여 명의 지진 피해 이주민들이 살고 있다. / 오종찬 기자

8개월 전 튀르키예를 강타한 규모 7.7 강진의 진앙지 카라만마라슈주(州). 튀르키예에서 가장 큰 기업이 지원해 조성한 대형 컨테이너 단지가 이곳에 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 1만여 명이 컨테이너 2300여 동에서 살고 있다. 컨테이너촌 뒤로 보이는 아파트 건물 대부분은 금이 간 채로 텅 비었다. 붕괴 위험으로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아파트다.

회색 컨테이너 단지에 유일하게 알록달록한 곳이 있다. 온종일 아이들이 모여드는 놀이터다. 무너진 건물에서 간신히 나와 목숨을 건진 어린이 대부분은 지진 트라우마가 있다. 작은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울음을 터트린다. 두려움에 건물 안으로 못 들어가는 아이도 많다. 이들이 유일하게 마음 놓고 웃으며 뛰어노는 곳이 놀이터라고 한다. 단지 관계자는 “놀이터가 어린이 심리 치료에 가장 중요한 시설”이라고 했다. 다가가자 먼저 손 내밀고 활짝 웃어주는 아이들. 지진의 아픈 상처를 극복하고 있는 튀르키예의 미래가 이렇게 밝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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