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의 세계에서 물고기가 멸종했다고?

윤수정 기자 2023. 10.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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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이름 붙이기

캐럴 계숙 윤 지음|정지인 옮김|윌북|440쪽|2만2000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의 시 ‘꽃’)’. 아름다운 이 시구가 생물학에게는 논쟁적인 주제일지도 모른다. ‘임의로 생물에 이름과 속성을 부여하는 행위’는 자연을 분류하는 시각 자체를 뒤바꿔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 생물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생물 분류학은 특히 ‘다윈과 진화론’의 등장으로 큰 갈등을 겪었다. 그간 생물학자 ‘칼 폰 린네’가 정립한 ‘계-문-강-목-과-속-종’ 체계로 자연을 바라봤던 시각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이 세상에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진화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물고기’는 단일 분류군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이런 논쟁들이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사람들의 본능, ‘움벨트’와도 충돌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고래를 ‘포유류’로 분류하지만, 사람들은 자주 ‘물고기’로 부르는 것처럼 과학과 일상 속 시각에 괴리감이 생긴 것이다. 저자는 이 간극을 이해하고 줄이려는 노력 또한 과학의 역할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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