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너도 하늘 위를 훨훨 날 수 있단다… 엄마가 네 날개니까
너에게 세상을 줄게
이은경 지음·그림 | 길벗어린이 | 44쪽 | 1만4000원
아기 염소에게 세상은 호기심 덩어리다. 너른 풀밭에 나오면 엄마 품 바깥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메뚜기는 폴짝폴짝, 병아리는 삐약삐약 제각각 바삐 움직인다. 살아 있는 모든 것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때로는 시간이 필요하지. 마음을 여는 속도는 다 다르거든.”
개미는 제 몸보다 큰 나뭇잎 따위를 이고 지고 줄지어 바삐 오간다. 팔랑팔랑 나비들, 붕붕 오가는 벌들…. 가만히 멈춰 바라볼수록 아름다운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기적은 바로 아이 그 자체다. 맑은 웅덩이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다 아기 염소는 “나는 왜 나일까요?” 하고 묻는다. “너는 향기로운 꽃이 될 수도, 노래하는 개구리가 될 수도 있었을 거야. 중요한 건 바로 너로 태어난 거야. 너는 놀라운 기적이란다.”
아크릴 물감을 두껍게 칠한 그림체가 부드럽고 따뜻해서 ‘질문 대장’ 아기 염소와 깜찍하게 어울린다. 햇살에 비친 구름이나 노을빛 따위를 표현할 때 과감한 형광색을 써서, 밋밋해질 수 있는 녹색의 자연 그림에 액센트를 줬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을 책. 새끼 염소가 “나도 날 수 있어요?” 하고 물으면 엄마 염소는 답한다. “그럼, 어디든 날아갈 수 있지. 엄마가 너의 날개를 받치는 바람이 되어 줄게.” 엄마는 아이가 가끔 무섭거나 두려울 때는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길을 잃으면 꼭 찾으러 가겠다고 말한다.
질문 하나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 엄마 말에 아이를 아끼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다. 그 마음을 통해, 아이는 주변 세상과 제 삶을 충분히 느끼며 행복해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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