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이유로 선거법 재판 불출석… 정작 국감도 참석 안했다

지난달 2차례 이어 또다시 연기… 다음 불출석땐 ‘궐석 재판’ 진행
현재 기소된 사건만으로도 매주 화·금요일 재판 나와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3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이 사건 재판이 연속 세 차례 연기됐다. 이날 이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를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았는데 정작 국감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단식 이후) 국감에 갈 정도로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했다.

선거법 재판은 지난 9월 8일과 22일 잡혔다가 이 대표의 국감 참석과 단식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이 대표가 다시 불출석하면서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로 잡혔다. 이는 8월 25일 재판 이후 두 달 만이다. 재판부는 오는 27일도 이 대표가 불참하면 이 대표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표가 대장동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성남시장 시절 몰랐다고 하고, ‘국토부가 협박해 백현동 개발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에 대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 강규태 부장판사는 이날 선거법 재판을 시작하면서 이 대표의 변호인에게 “피고인(이 대표)이 불출석하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변호인은 “예, 오늘 국감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강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9월 8일 재판에 국감 때문에 안 나왔고 22일 재판에도 외부 요인(단식)으로 안 나왔다”면서 “(오늘) 재판을 10월 27일로 연기하는데 그날은 이 대표 출석 여부에 상관없이 재판하겠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법 위반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두 차례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궐석(闕席)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켜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은 격주로 금요일에 잡혔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사건’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도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받고 있다. 세 사건이 묶여 기소된 이 재판은 매주 화요일과 선거법 재판이 없는 주(週) 금요일에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오는 17일(화)과 20일(금)에 대장동 사건 등의 재판을, 27일에는 선거법 재판을 받아야 한다.

한편 이날 또 다른 재판부에서 열린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씨 재판에 과거 백현동 개발 실무를 담당했던 성남시 공무원 출신 전모씨가 증인으로 나와 “제가 근무하면서 국토부 어느 누구에게도 (백현동 부지 용도 상향을 요구하는) 그런 전화를 받거나 내용을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는 이 대표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