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SK 中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인력 등 반입 허용

美상무부, 관련 내용 관보 게시…VEU 방식 통해 수출통제 무기한 유예
극자외선 장비 및 특별 설계 부품 등에 대해선 수출통제 유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2023.8.31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와 관련해 관보에 게재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13일(현지시간) 관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규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최근 한국 정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규제 유예 조치를 VEU 방식을 통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데 이어 관보 게재를 통해 공식화한 것이다.

VEU는 미국 정부가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로, VEU에 포함되면 별도로 건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통제 적용이 사실상 무기한 유예되는 의미가 있다.

때문에 관련 기업들로선 미국의 수출통제 유예 조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그간 요청해 왔던 방식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7일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나노미터(nm) 내지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상무부는 다만 같은달 11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다국적 반도체 기업에 1년간 수출 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한다고 통보했다.

상무부가 이날 공개한 규정에는 미국 기업이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공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장비 목록이 업데이트됐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높은 기술 수준을 제약했던 낸드의 '128단 이상', 디램의 '18나노 이하'의 제한도 면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신들의 기술 수준에 맞는 장비를 반입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에 개정된 규정에는 기존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선적·운송·서비스와 관련된 '미국인'의 지원 활동에 대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던 규제와 관련해서도 예외를 적용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유지·보수와 관련한 미국인 기술 인력이 중국에서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이같은 제한을 면제해 준 것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대한 극자외선(EUV) 장비 및 '특별 설계(specially designed)'된 부품과 소프트웨어, 기술 등에 대해선 그대로 수출통제 조치를 유지했다.

상무부는 "오늘 발표된 규정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에서 그들의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며 "VEU 승인은 지난 2022년 11월 발표된 한미 공급망 및 상업대화(SCCD)와 SCCD 수출통제 실무그룹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한미간 긴밀한 협의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앨런 에스베베즈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성명을 통해 "VEU 프로그램은 우리의 국가안보 목표를 달성하는 지속적인 파트터십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라며 "이같은 승인은 한국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한국, 그리고 양국의 기업들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오늘의 발표는 특히 메모리칩에 있어 우리의 안전하고 투명한 공급망에 대한 파트너십과 약속의 강력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