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로 찾아왔다… 지구대 앞서 벌어진 난투극, 알고 보니 ‘음주운전’
지구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뒤 지인과 난투극을 벌이던 여성이 돌연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다. 싸움을 말리기 위해 등장한 경찰에 음주 상태로 운전했다는 사실이 적발되면서다.
경찰청이 13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자세하게 담겼다. 이를 보면, 캄캄한 새벽 지구대 통해 주차장에 흰색 SUV 차량 한 대가 들어온다. 주차선에 맞춰 멀쩡히 주차된 차에서 이윽고 운전자 A씨와 동승자 B씨가 내린다. 둘은 차 옆에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대화도 잠시, 느닷없이 둘의 난투극이 시작됐다. B씨가 A씨를 밀쳤고, 이후부터 둘은 멱살과 머리채를 잡아가며 싸웠다. 둘은 몸싸움을 격렬하게 벌이다 바닥에 넘어지기까지 했다. 이에 지구대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들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밖으로 나갔다.
경찰이 처음부터 음주운전을 의심했던 건 아니다. 단지 싸움을 말리기 위해 이들에게 접근했다.
A씨와 B씨는 앞다퉈 경찰에 각자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B씨는 “가방이 없어졌는데 이 사람(운전자)이 가져간 것 같다”고 주장했고, A씨는 “내가 안 가져갔다”며 맞섰다.
가만히 자초지종을 듣던 경찰은 이때 풍겨온 술 냄새에 A씨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아차렸다. 경찰이 A씨에 “혹시 술 마셨냐”고 묻자, A씨는 머리를 감싸 쥐며 “그렇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경찰이 즉석에서 음주 측정을 진행하자, A씨에게서 면허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왔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한편 두 사람은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난투극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경찰 3명이 달라붙어 둘을 분리한 뒤에야 상황이 일단락됐다. 이 사이 동이 터 캄캄하던 주변은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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