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부활’ 손흥민, PL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상 수상…앙리-시어러와 나란히
[포포투=김환]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PL) 이달의 선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수상이다.
PL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9월 이달의 선수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페드로 네투(울버햄튼)과 경쟁한 끝에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손흥민은 이번 수상으로 개인 통산 네 번째 수상을 거머쥐었다. 2020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앞서 손흥민은 2016년 9월, 2017년 4월에도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커리어 전체에서 PL 이달의 선수상을 네 번 수상한 선수로는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 PL의 레전드들이 있다.
손흥민의 수상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후보에 올랐던 손흥민은 축구 게임 ‘FC24’의 정보들을 전하는 ‘FIFA naticos’가 유출한 내용에서 9월 P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가 유출됐을 때부터 모든 이들이 손흥민의 수상 여부를 알고 있던 셈이다.
기록으로 봐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은 개막 이후 리그 8경기에서 6골을 터트렸는데, 이 6골이 모두 9월에 나왔다. 손흥민이 9월에 6골을 기록하는 동안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훗스퍼 역시 무패행진을 달렸다. 현재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PL 1위에 위치해 있다. 토트넘이 이렇게 좋은 시즌 초반을 보내는 것은 과거 1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1960-61시즌 이후 63년 만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들어 왼쪽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팀의 주 득점원으로 활약하는 중이다. 동료들의 지원을 받은 손흥민은 자신의 장점인 탁월한 골 결정력을 발휘해 현재까지 8경기에서 6골을 터트렸다. 번리전에서는 해트트릭, 아스널전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하며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재 손흥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지난 시즌 득점왕이었던 엘링 홀란드(8골)가 유일하다.
외부의 평가도 좋다. 축구 전문가 폴 머슨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은 환상적이었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번리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잡은 이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공간을 만들고, 박스 안에서 공간이 생기면 훌륭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은 양 발을 모두 활용해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좋은 흐름에 탄 순간에는 아무도 그를 잡을 수 없다”라며 손흥민을 칭찬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의 토트넘 전담 기자인 댄 킬패트릭은 리버풀전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났다. 손흥민의 본능적인 마무리 능력은 리버풀전에서 벌어진 드라마와 논란 속에 잊혔다. 손흥민이 윙어에서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바꾼 건 흥미로운 플랜 중 하나다”라며 손흥민의 포지션 변경이 성공적이었고, 리버풀전에서 보여준 골 결정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조세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 존재감이 부족하다며 공격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그의 속도가 더 치명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커리어의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유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모습의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전방 압박 능력, 경기를 읽는 능력, 놀라운 마무리 능력 등을 보유해 치명적인 선수가 됐다”라며 손흥민이 이전 감독들과 있었을 때보다 지금 더 무서운 선수가 됐다고 짚었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기 때문에 토트넘의 공격이 악화될 우려가 있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 득점의 42.9%를 케인에게 의존했다. 현재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케인의 대체자는 없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의 공격을 재창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들어 완벽하게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과 체력 과부하, 안와골절 등으로 인해 부진에 빠졌다는 평가를 들었던 손흥민은 한 시즌 만에 부진을 털어내고 다시 최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손흥민도 “지난 시즌에는 매 경기 고통스러웠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경기가 정말 힘들었다.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최종전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말 그대로 매 순간마다 고통스러웠다”라면서도 “이번 시즌에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쏘니(Sonny)가 여전히 그곳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이 동기부여를 받을 이유는 더 있었다.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기 때문.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며 뛰어난 실력은 물론 뛰어난 리더십까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의 행동이 주목을 받았다. 이날 80여분을 소화하다 교체되어 나간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토트넘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갈 때 히샬리송의 등을 밀며 히샬리송이 칭찬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손흥민의 행동은 현지에서 조명되며 흔히 말하는 ‘캡틴의 품격’으로 여겨졌다.
또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내가 득점하는 것보다 히샬리송의 득점을 보는 게 더 기분이 좋았다. 히샬리송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고, 나는 그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불운 때문에 그가 자책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라는 내용의 인터뷰로 팬들을 다시 한번 감동시켰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손흥민의 행동을 보고 “손흥민이 환상적인 주장인 이유는 이런 것 때문이다. 손흥민은 솔선수범하며, 극도로 이타적이고,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이다. 베스트 일레븐 자리를 두고 자신의 경쟁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라며 손흥민을 칭찬했다.
손흥민의 리더십을 알아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하기 전 프리시즌 당시 기자회견에서 “내 생각에 손흥민은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선수다. 그는 거의 모든 그룹에 섞여 있다. 단지 그가 인기 있는 선수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직을 맡고 있으며, 정말 오랜 기간 동안 한국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건 분명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는 평가다. 손흥민은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된 이후 따듯한 리더십을 통해 팀을 이끌고 있고, 토트넘도 ‘캡틴’ 손흥민과 함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손흥민도 토트넘의 분위기가 좋다고 인정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개최된 팬 포럼에서 “라커룸, 클럽, 경기장의 분위기가 정말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오늘 훈련 후에 도핑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검사관들도 와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들은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고, 정말 긍정적인 것 같다’라고 했다”라며 외부인들이 인정할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필요한 게 바로 이런 것이다. 긍정적일 때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고,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훈련이 정말 힘들기 때문에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은 승리하기 위해 뛰고 있으며, 이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기 때문에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한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분위기가 좋고, 지금 매우 긍정적이라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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