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뮤페2023' 첫날…가을 밤하늘 수놓은 K-인디뮤직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3 개막식]
10월의 둘째 주말, 안산 와스타디움은 한 풀 꺾인 날씨와 달리 열기로 가득했다. 13일 경기도와 안산시,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3' 첫날. 전국의 인디 음악 마니아들이 안산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포시에서 첫 시작을 알린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은 올해 안산에서 개최됐다. 와스타디움 주경기장에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방문한 관람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금요일 오후 여유를 즐겼고, 오픈 스테이지 주위에 있는 식음료(F&B) 부스와 테이블도 만원을 이뤘다.
인디그룹 ‘몽돌’이 행사의 막을 올리자, 관객들은 무대 주위로 삼삼오오 모여 아티스트의 공연에 손을 흔들고 박수로 호응하며 하나가 됐다. 이어진 ‘화노’의 무대가 시작, 관객의 호응은 더욱 커졌다. 보컬 유환주의 인사말에도 관객들은 큰 호응으로 답하며 한시도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메인 스테이지 한 켠에 마련된 체험 부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성별·표정 등을 분석, 그에 맞는 음악적 요소를 추천하는 크리에이티브마인드의 ‘AI 작곡체험’ 부스에서 만난 이주희·선희씨 자매는 서로의 음악을 비교해보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바른전선의 VR를 활용한 가상 악기 연주 프로그램 부스도 체험자가 줄을 이었다. 함상준씨(23)는 "VR은 이전에 롤러코스터 같은 앉아서 하는 식으로 한 두 번 경험해 봤지만, 이번 악기 체험과 같이 직접 손을 움직여 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장내에는 경기도 마스코트 ‘봉공이’가 깜짝 등장했는데, 스탠딩 존에 입장하던 관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봉공이’와 사진을 찍었다. 반짝 팬 미팅을 마친 봉공이는 무대 근처 스탠딩존으로 이동, 페스티벌에 온 관객들과 손을 잡고 어깨동무하며 공연을 즐겼다.
이후 네미시스의 무대가 시작되자 더 많은 관객이 메인 스테이지로 걸음을 바삐 옮겼다. 관객들은 네미시스의 대표 곡인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솜사탕’을 함께 따라 부르고, 무대를 휴대전화 영상에 담으며 이 시간을 소중히 추억하는 관객들도 있었다.
날이 저물자 금요일 밤을 인디음악과 함께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객들은 더 많아졌다. 메써드는 'HALFNATION OF SORROW', 'MADNESS OF DEATH', 'ELIMATION DANCE'와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RUN FOR YOUR LIFE', 'COLDEST FEAR' 등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들을 연달아 선보였다.
어둠이 내려앉은 뒤 시작된 나상현씨밴드는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를 꾸몄다. '88', '각밤', '푸르른', '직진', '어느 하루' 등 수많은 대표곡으로 관객을 매료시킨 나상현씨밴드는 연이은 "앵콜" 요청에 '아리송해'를 관객과 함께 부르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경서'의 대표곡 중 하나인 '첫 키스에 내 심장은 120bpm'이 들려오자, 관객들은 홀린 듯 무대로 더욱 몸을 가까이했다. 첫 곡이 끝나고 전한 경서의 짧은 인사말에 관객은 호응으로 답했다.
크라잉넛의 무대는 그야말로 '불타는 금요일' 그 자체였다. 크라잉넛과 하나 된 듯 함께 뛰고 노래하는 관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즐겼다. '서커스 매직 유랑단'을 시작으로 '룩셈부르크', '야근', '명동콜링', '심장의 노래', '좋지 아니한가?', '말달리자', '밤이 깊었네'까지 호응이 끊이지 않던 무대와 28주년을 맞아 발표한 신곡 ‘야근’까지 소화한 크라잉넛은 "조명, 온도, 습도, 분위기, 관객 모두 완벽한 무대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크라잉넛은 "공연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무대 가까이에서 함께 뛰어주는 관객과 피크닉 존에서 누워 무대를 즐겨주는 관객, 함께 무대를 준비한 아티스트들의 장르까지 다양해 그야말로 완벽한 무대였다"며 "경기인디페스티벌이 경기를 넘어 전국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 와~스타디움으로 모두 와!"라고 말했다.
한껏 올라온 분위기는 'LUCY'의 노래 '뜨거' 첫 음이 울려 퍼지자 관객 환호성이 쏟아졌다. LUCY의 노래는 가을 밤하늘 분위기를 더 낭만 있게 만들었다. 관객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 위로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축제 첫날 대미는 '이승환밴드'가 장식했다. 캄캄한 어둠 속 무대는 더 밝게 빛났고, 무대를 지켜보는 관중들의 눈도 함께 빛났다. 이승환밴드는 '그대가 그대를', ‘천일동안', 슈퍼히어로’,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등 밴드를 상징하는 명곡들로 무대를 채웠다.
축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김수빈(28)·최진희씨(27·여)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에 안산에서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한 오늘은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이런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축제 둘째 날인 14일에는 SURL, 카디, 너드커넥션의 무대와 뮤직페스티벌의 메인 행사인 '인디스땅스 TOP5 결선'이 예정돼 있다. 이번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3' 인디스땅스 TOPS5 결선'에는 SEMA, 사운드힐즈, 왓에버댓민즈, IDB, 더 픽스가 진출해 치열한 결승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인디스땅스 결선 이후에는 '2021 제6회 인디스땅스' 우승팀 출신인 터치드와 이근형(작은하늘)의 무대가 마련된다. 또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이브레이크와 전인권밴드가 화려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동구, 스킵잭, 불고기디스코, 레이지본, 크랙샷, 글렌체크, 쏜애플, 이무진, SHAUN(숀) 등 최정상급 인디 가수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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