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라 비싸게 샀는데"…'짝퉁 향수' 잘못 뿌리면 실명 위험

가짜 블루드샤넬 향수에 이물질이 포함된 모습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네이버에서 판매된 '가짜 샤넬' 향수에 실명을 유발하는 메탄올이 기준치 이상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에서는 이같은 위조품 판매가 적발된 것만 5년간 30만건에 달했다.

13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허청에서 받은 '온라인플랫폼별 위조 상품 적발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위조품이 가장 많이 적발된 유통 플랫폼은 네이버였다. 네이버 내에서 ▷블로그 13만 8532건 ▷카페 13만3442건 ▷밴드 1만4926건 ▷스마트스토어 1만300건 등의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일례로 네이버의 온라인 창업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샤넬의 남자 향수 '블루 드 샤넬' 위조품이 7만5000원 선에 거래됐다. 이것은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가 13만5000~15만8000원 선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다.

문제는 상표권 위반 문제를 넘어서 소비자들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원실이 해당 '가짜 샤넬' 향수의 성분 분석표를 살펴본 결과, 식약처 허용 기준을 상회하는 메탄올을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올은 인체 노출 시 실명에 이르는 시신경 손상 및 암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에 해당한다.

심지어 사람이나 동물의 소변도 향수에 들어간다. 정 의원은 "메탄올이 싸다 보니까 가짜 화장품에 많이 들어가고 pH(산성도) 조절을 위해 사람의 소변이 쓰인다. 향수는 목이나 인체에 주로 뿌리는데, 메탄올 부유물이 떠다니는 향수를 뿌리면 안 좋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네이버가 온라인 전체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30% 이상을 판매하는 리딩 플랫폼인데 짝퉁이 많다. 이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나"라며 "네이버 1년 수익이 1조8000억원 규모다. 판매할 때 마다 수수료도 받는다. 소비자는 네이버를 믿고 상품을 구매한다"라고 질타했다.

네이버 측은 판매되는 상품 내용과 거래 조건에 대하여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약관에 적시해 발을 빼고 있다.

정 의원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은 전자상거래를 통해 천문학적 수익을 얻고 있는데 정작 가품 유통과 관련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