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전] 클린스만 감독, "이강인 향한 팝스타 환호, 도움 될지는 모르겠어 → 더 배고프고, 더 발전해야"

(베스트 일레븐=서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튀니지전 결과에 흡족함을 나타냈다. 선수들을 향한 칭찬도 아낌없이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3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튀니지전에서 4-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후반 10분과 후반 12분에 두 골을 몰아친 이강인의 맹활약과 후반 22분 상대의 자책골, 후반 45+1분 황의조의 골에 힘입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인상 깊은 수비력을 뽐내며 프랑스를 꺾었던 튀니지를 안방에서 제압했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승리에 힘입어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첫 홈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A매치 2연승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서는 날 선 분위기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한국에 상주하며 선수들을 지도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고, 부임 후 6경기를 치르며 거둔 승리가 딱 한 번이기 때문이다. 클린스만호는 콜롬비아전 2-2 무승부, 우루과이전 1-2 패배, 페루전 0-1 패배, 엘살바도르전 1-1 무승부, 웨일스전 0-0 무승부,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승리를 거둔 상태였다.

지난 결과를 감안하면 튀니지전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고전할 거라는 예측을 뒤엎고 튀니지전에서 4-0 대승을 이뤘다. 특히 후반전에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으며, 손흥민 없이 이강인과 김민재를 앞세와 답을 찾았다. 기다리던 홈 첫 승도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4-0 대승을 거둔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다음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Q. 오늘 경기에 대한 평가?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기분이 좋다. 팀을 위해서 기쁘다. 운동장 나오기 전에 선수들과 했던 이야기가 있다. 지난 3일 동안 훈련장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주며 좋을 결과가 있을 거다, 그렇게 말해줬다. 그렇게 잘해줬고, 강하게 부딪쳤다. 한 경기씩 치르면서 선수들이 발전하고 있다. 선수들이 우리가 이렇게까지 좋은 선수라고 느끼는 계기가 된 거 같다. 앞으로 더 좋아지는 경기를 해야 한다."

Q. 손흥민이 결장했다. 주장 김민재는 어땠을까?

"일단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그런 시점이었고 근육이 100%가 아니었다. 지난 2주 동안에도 경기에 나섰던 게 억지로 나갔던 거다.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은 누구도 뛰고 싶어 한다. 오늘도 손흥민이 뛰고 싶어 했다. 출전 의지가 강했다. 멀리 봐서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있지만, 다가오는 2026 FIFA 월드컵 예선에서도 손흥민이 필요하다."

"김민재는 타고난 리더다.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우고 있다. 이런 리더들이 필요하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이 팀의 리더라고 말할 수 있다. 말이 별로 없는 이재성도 리더의 역을 한다. 황희찬도 성숙해지고 있다. 중요한 건 팀으로서 발전하는 부분이다. 부상 관련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인데, 황인범이 워밍업을 하며 근육이 안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선수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그래서 홍현석으로 교체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선발이다. 선배들이 다쳤을 때 후배들이 이런 경기력을 보여주면 앞으로 아시안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팀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거 같다."

Q. 이강인 A매치 데뷔골이자 멀티골 넣었다.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을 영입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어떤 선수인지 증명을 한 거다. 아마 이강인에게 커리어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제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뛸 거다다. 다른 어떤 대회도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할 수 없다. 매 경기 승리를 해야만 하는 압박과 부담이 있다.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며 성장과 발전해야 한다. 좋은 선수들과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나는 경험을 못해봐서 새롭다.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환호해주는 건 새롭다. 이게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강인은 축구 선수가 아닌 팝스타 대우다.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발전할 수 있는 이강인이지만 더 배고프게 해야 한다. 발전해야 한다. 지도자들은 그런 부분을 도와줘야 한다. 이강인이 더 겸손하고 노력하고 발전하고 성장하게 도와줘야 한다. 스스로도 깨닫게 해야 한다."

"이강인과 일하는 건 항상 즐겁다. 얼굴이 웃음이 가득하다. 이강인 앞으로도 더 발전해야 한다. 오늘 굉장히 만족스럽다. 본인 스스로 배고픔과 열망을 운동장에서 보여줬다. 길게 봤을 때는 앞서 언급한 것들도 중요하다."

Q. 부상 있는 손흥민이 A매치 명단에 포함된 이유라면? 기존에 있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 대신 박용우를 사용하는 이유도 궁금하다.

"정우영은 계속 경기력을 체크하고 있다. 박용우에게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건 손준호의 부재다. 손준호가 우리가 생각하는 6번과 8번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전방에 선수들을 올려서 공격적으로 가져가면, 4명이 전방에 위치했을 때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 라인을 보호해야 한다. 그걸 잘 소화하는 선수가 손준호다. 상황은 모르겠다. 중국에서 해결이 되어 긍정적 소식을 듣기를 희망한다."

"손흥민은 거의 매일 소통한다. 토트넘 홋스퍼 구단 관계자도 거의 다 알고 있다. 오늘 출전하길 바라며 소집을 했다. 매일 소통하며 선수들 소식을 받고 있다. 4-0이라는 결과가 났는데, 사실 튀니지가 저런 팀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거보다 2골을 더 넣었다. 경기 결과 만족스럽다."
 

 

Q. 튀니지전에서 어떤 배움이 있을까?

"전반전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문전 앞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슛도 몇 번 했지만 정확하게 유효슛은 아니었다. 후반전에는 나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전반전의 좋은 모습을 유지하며, 조금 더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상대 측면을 공략하자, 그런 말을 했다. 백 파이브를 무너뜨려야 했다. 이강인이 중원에서 역을 하면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며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렇게 프리킥도 얻었다."

"상대 문전 근처에서는 저돌적으로,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이 잘 이행을 해줬다. 사실 톱 레벨의 경기에서는 다 정신력이다. 피지컬, 기술적으로 우리 선수들 완벽하다. 그런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나의 역할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즐겨야 한다. 재밌게 해야 한다. 아까 말한 이강인은 경기를 하는 걸 보며, 즐기고 있구나, 그걸 확인했다. 감독의 역할은 그거다. 선수들이 100%를 운동장에 쏟아부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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